원주 판대리 돼지 매립지… 주민 “지하수 오염·구제역 전염 불안”

▲ 원주시 지정면 판대리에 위치한 돼지 살처분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2차 환경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원주/정성원
도내 곳곳에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가축 살처분과 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원주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2차 환경피해와 구제역 전염이 우려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1일 지정면 판대리에 위치한 모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해당농가와 인근농가의 돼지 1500마리를 인근 국유지에 매몰 처리했다.

그러나 긴급 매몰처리 과정에서 저수시설을 따로 설치하지 않은 채 살처분하면서 함께 넣은 생석회가 부패물과 섞이면서 부풀러 올라 가축의 피가 도로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원주시는 방역인력을 긴급 투입해 톱밥과 생석회를 뿌려 도로에 흘러내린 침출수를 처리하는 한편, 매몰지점 인근에 임시로 구덩이를 파 침출수가 도로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등 사후처리에 나섰지만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침출수가 유입된 도로는 차량들의 운행이 빈번한 곳이어서 전염된 가축의 피로 인해 인근 마을까지 구제역 전염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임시방편으로 만든 구덩이에도 매몰지역에서 흐른 가축의 피가 가득 고여 있지만 원주시는 아직까지 저수조 등 보완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있어 돼지 피가 지하로 유입돼 지하수 오염을 유발시킬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최익철 판대1리 이장은 “가뜩이나 구제역으로 인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살처분한 가축의 피까지 도로로 흘러나와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시급히 저수시설 등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만큼 매몰지역에 저수시설을 따로 설치해 피가 토양과 도로로 유입되는 것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지난 4일부터 1만2250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으며 소초면 평장리의 경우 단지내 매몰부지를 확보하고 현재 6000여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으나 식수원 오염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이 마을 상수도 연결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원주/정성원 jswzoko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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