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물난리 반복 산성우2리
태풍 ‘콩레이’ 17가구 침수
마을회관에 임시거처 마련
지대 낮아 배수시설 역류
주민 “하천 준설 등 대책 절실”

▲ 태풍 ‘콩레이’로 17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 마을에서 주민과 강릉시 지역자율방재단 단원들이 7일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 태풍 ‘콩레이’로 17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 마을에서 주민과 강릉시 지역자율방재단 단원들이 7일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태풍 ‘루사’와 ‘매미’로 쑥대밭이 됐던 마을이 또 태풍 물난리로 큰 피해를 입었다.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

해맞이 명소 ‘정동진’으로 통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이 마을은 지난 6일 태풍 ‘콩레이’로 또 17가구가 물에 잠겨 안방까지 진흙뻘로 변하는 침수 피해를 당했다.주민들은 복구가 될 때 까지 당분간 다시 마을회관을 임시 거처로 삼아야 하는 처지다.

산성우2리는 지난 6일 오전 8시 쯤 부터 마을의 배수시설이 모두 역류하면서 물에 잠겼다.최금순(76·여) 씨는 “안방에도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다”며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모두 망가지고,세간살이 가재도구들도 성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긴 한숨을 토했다.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마을 안길 2m 넓이의 골목도 삽시간에 강물 처럼 물이 넘쳤다.홍현길(56) 씨는 “태풍 ‘루사’때 악몽이 떠올라 몸이 불편한 구순의 노부모를 업고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가 급했다”고 말했다.미처 챙기지 못한 닭장의 닭 10여마리는 결국 물에 잠겨 폐사했다.

산성우2리가 연거푸 물난리를 당하는 것은 마을을 휘감아도는 정동천 하천의 하상이 마을 거주지보다 높기 때문이다.안정희(44·여) 씨는 “마을 주택들의 지대가 정동천 하천 바닥보다 낮기 때문에 집중호우 때는 미처 빠지지 못한 물이 모두 마을의 배수구를 통해 역류한다”며 “이주나 하천 준설 등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1차적으로 정동천 하천 바닥 준설 등의 대책을 강구,수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정민·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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