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도 합의 판단…국제사회 남북정상 의지 받아들여야"
"우선 산림협력사업으로 10월 육묘 보낼 것…도 차원 교류 속도 낼 것"

▲ 방북성과 설명하는 최문순 지사 [강원도제공]
▲ 방북성과 설명하는 최문순 지사 [강원도제공]

문재인 대통령 방북 특별수행단 일원으로 '평양공동선언' 현장에 함께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21일 "평양정상회담은 "북한 전체가 비핵화와 개혁개방, 평화와 번영 시대를 온몸으로 표현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최 지사는 이날 방북 성과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 내부에서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판단되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남북 정상의 의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상회담 정점은 '빛나는 조국' 공연 후 두 정상의 연설로,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로 가는 길을 명시적으로 언급했고 관중들이 큰 환호로 답했다"며 "이 장면으로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 길을 선택했고, 돌아갈 길을 두 정상이 없애버렸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이어 "정상회담의 초점은 비핵화, 특히 북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였는데 합의문에 그 내용이 담겼다"며 "남은 것은 현재 핵이나 이 문제는 한미·북미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할 과제이다"라고 언급했다.

최 지사는 북한이 정상회담에 임하는 분위기도 전했다.

북한 주민 모두가 온 정성을 다해 회담을 준비했고, 열성을 다해 우리 대표단을 환영해줬다고 전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겼다고 했다.

만찬의 반찬 메뉴를 넣고 빼는 것까지 직접 챙기는 등 정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평양에서 백두산 이동 시 대형 1호기의 삼지연 공항 이착륙이 어려워 문재인 대통령이 작은 2호기로 이동함에 따라 나머지 수행단이 함께 함께 타지 못하자 고려항공 배치를 지시, 백두산에 함께 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평양 시내 분위기도 한 달 전과 달리 또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최 지사는 지난 8월 10일간 일정으로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U-15 축구대회에 참가할 당시에는 정치 구호 등이 일부 있었으나 이번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공연 때에도 뒷부분에 체제선전 내용이 일부 담겼으나 이번에는 아예 없고 사실 위주, 관람 위주로 공연해 이곳이 평양인가 싶을 정도로 변했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식사 자리에서 두 번 대화했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 도움을 줘 고맙다고 말했더니 '더 잘합시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합의문대로 올해 안에 서울 답방이 혹시 어려우면 평창올림픽 1주년 행사 때 와 달라고 요청했으나 확답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최 지사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식사 자리 등에서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준비를 다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찬 중 자리 이동 자체가 어렵다고 알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남측 수행단 대부분이 잔을 들고 이동해 자기소개하는 등 말을 붙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 지사는 "이 같은 분위기 등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기반이 탄탄하고, 의사결정과 표현이 대담하고 정확해 집권자로서 훈련이 많이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새로운 지도력과 함께 지도부 세대교체로 국가 운영방향을 분명히 경제로 잡아 북한 주민에게 명확히 표현하는 등 국정 전반에 녹아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또 "남북 정상 합의사항의 충실한 이행을 받침 하기 위한 도정 현안사업을 전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정상이 합의한 대부분 사안이 도내에서 진행되는 만큼 강원도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정부 및 민간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도 차원의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산림 분야 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3년 전부터 철원에 조성한 통일양묘장에 북측으로 보낼 50만 그루의 나무가 준비돼 있다"며 "겨울이 되기 전에 심어야 해 10월까지 보내야 한다. 어떤 경로로 보낼지 결정만 하면 되는 만큼 민화협을 통해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또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도 관련 사업들을 점검하고 구체적 계획들을 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에 포함된 사업 중 국제제재와 관련 없는 사업과 합의사항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도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인 체육·문화·인도적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양묘지원, 올림픽 1주년 기념행사, 2021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등이 대상 사업이다.

정상회담에 포함된 도 관련 사업 중 정부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업은 조기 반영될 수 있도록 대정부 설득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 금강산관광 재개, 동해관광공동특구, 태봉국 철원성 공동발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등은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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