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코치 선수 폭행 사태 파문
메달 지상주의에 사건·사고
빙상연맹 잇단 실수 여론 냉담
누리꾼 “국제적 나라 망신”

동계올림픽 전통의 ‘메달밭’인 쇼트트랙은 끊임없이 사건·사고를 생산한 ‘문제 종목’이기도 하다.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수많은 메달을 조국에 안겼지만 폭력,음주 추태,도박,파벌 싸움,짬짜미 사태 등 쉽게 볼 수 없는 황당한 사건들을 일으키며 실망감을 안겼다.한국 쇼트트랙은 성적만 나오면 된다는 메달 지상주의에 휩싸여 악성 종양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그 결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에이스 심석희(한체대·강릉출신)가 지도자로부터 구타당해 대표팀을 이탈하는 상황까지 만들고 말았다.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19일 “지난 16일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했던 심석희가 어제 오후 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라며 “대표팀으로부터 심석희가 오늘 오전 훈련을 정상적으로 치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꼽으면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라다.지난 2004년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선수촌을 집단으로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당시 선수들은 코치진으로부터 반복되는 구타와 언어폭력,사생활에 대한 통제에 시달리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연맹 지휘부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책임을 졌지만 정작 대표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오히려 지도자들의 ‘특정 라인’이 생기면서 강력한 파벌이 형성됐다.2010년엔 일부 코치들과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도록 대회에서 협조하는 일명 ‘짬짜미 파문’이 수면 위로 떠올라 충격을 던졌다.

2015년엔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선수단 내부 폭력 사건이 벌어졌고,그해 11움엔 미성년자 국가대표 선수의 음주 추태 사실이 드러났다.2016년엔 전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들이 무더기로 불법 도박을 해 입건되는 일도 나왔다.일단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도자 구타사태를 명확히 파악한 뒤 이에 맞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앞선 올림픽 직전에도 똑같은 사과를 수차례 반복,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하다.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기사에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선수한테 손찌검하고 또 어느 선수가 두들겨 맞아가며 운동한답니까? 국제적 나라 망신이다” 등 누리꾼들의 댓글이 잇따르기도 했다. 김호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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