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묵호고 소현섭 윤리교사 각계 포상 고사

   

지난 13일 울산 관광버스 참사현장에서 부상자 4명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기고 나서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떠났던 의인이 각계의 포상 제안마저 고사하고 있다.

강원 동해시 묵호고등학교에서 윤리교사로 근무 중인 소현섭(30) 교사는 그의 선행에 포상하겠다는 제안들을 정중히 고사하고 있다.

소 교사는 "당시 교통사고 현장을 보고 인간적으로는 두려웠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부상자들을 무사히 병원으로 옮기고 나서야 안도할 수 있었다. 그분들이 혹시나 잘못되면 평생 죄책감에 사로잡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각계로부터 포상 제안이 들어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런 행동이 포상을 받을 일은 아니다"며 "유가족이 고통받고 장례 절차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상을 받고 축하를 받는 것은 폐를 끼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 교사는 "포상금은 저에게 줄 것이 아니라 이번 울산 교통사고의 유가족을 도와주는 게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행으로 학생들이 사인을 요청해올 정도로 인기남이 됐지만, 그의 일상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소 교사는 오전 8시 출근해 교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고, 교내를 둘러보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교재 연구와 수업 준비가 혹시 부실해지는 것은 아닐까 봐 모든 언론 인터뷰를 사양하고 있다.

묵호고 김동현 학생인권부장은 "같이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교사의 위상을 세워준 것 같아서 매우 뿌듯하다"며 "학생들도 이 분과 함께 수업한다는 것 자체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