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화천 접경지 음식점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원명

김영란법 시행이 접경지 상경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접경지역 경제인구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군인들이 법적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28일 화천 최전방지역인 상서면 산양리 사방거리.한 때 군장병과 면회객들로 붐비며 호황을 맞던 시기도 있었지만 접경지 경기 침체를 반영하듯 거리는 한산했다.점심시간대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식당들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대부분 상인들은 김영란법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어도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 채 최근 유난히 손님이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기집을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장사가 되지 않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유독 요즘 들어 점심때는 물론 저녁 손님도 크게 줄었다”며 “요금도 각자 계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대표적인 서민 음식점인 중국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홀과 별채 등 식탁 21개가 설치된 식당 안에 부사관 2명이 자리를 잡았을 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주인 윤모(65)씨는 “지난달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했는데 군부대 훈련 때문인지 알았다”면서 “김영란법이 뭔지는 몰라도 왜 군인들 밥먹는 것까지 간섭하냐,접경지역 상점들은 문을 닫으란 소리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군부대도 법 시행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화천지역 3개 사단은 앞서 군장병은 물론 가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혹시 모를 위반 행위가 발생되지 않도록 분주한 모습이다. 모 부대 관계자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사적인 식사자리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최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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