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이 접경지 상경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접경지역 경제인구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군인들이 법적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28일 화천 최전방지역인 상서면 산양리 사방거리.한 때 군장병과 면회객들로 붐비며 호황을 맞던 시기도 있었지만 접경지 경기 침체를 반영하듯 거리는 한산했다.점심시간대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식당들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대부분 상인들은 김영란법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어도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 채 최근 유난히 손님이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기집을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장사가 되지 않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유독 요즘 들어 점심때는 물론 저녁 손님도 크게 줄었다”며 “요금도 각자 계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대표적인 서민 음식점인 중국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홀과 별채 등 식탁 21개가 설치된 식당 안에 부사관 2명이 자리를 잡았을 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주인 윤모(65)씨는 “지난달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했는데 군부대 훈련 때문인지 알았다”면서 “김영란법이 뭔지는 몰라도 왜 군인들 밥먹는 것까지 간섭하냐,접경지역 상점들은 문을 닫으란 소리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군부대도 법 시행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화천지역 3개 사단은 앞서 군장병은 물론 가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혹시 모를 위반 행위가 발생되지 않도록 분주한 모습이다. 모 부대 관계자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사적인 식사자리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최원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