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안·강원도 연고 선박 대형 참사
조업어선 33척 침몰
사상 최악 해난사고
당포함·하나호 사고 아직도 기억이 생생

▲ 그래픽/홍석범

전남 진도 해상의 ‘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과거 동해안과 강원도 연고 선박의 대형 참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동해는 울릉도·독도를 제외하면 도서가 없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지 않아 여객선 침몰 대형참사 사례가 거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서·남해보다 상대적으로 크고 깊은 바다 여건상 조업에 나서는 어선들은 상존하는 위험에 시달려야 한다.

지난 1976년 10월 28일∼11월 4일 동해상 황금어장 ‘대화퇴’에서 발생한 해난사고는 지금도 사상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대화퇴 어장에는 초속 14∼17m의 강풍이 휘몰아치고, 높이 10m 이상의 거대한 삼각파도가 덮치면서 조업 중이었던 어선 448척 가운데 33척이 침몰 또는 전파되고 12척이 반파, 선원 317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오징어 채낚기 낚시 어구를 기계 동력의 힘으로 끌어올리는 자동조상기가 없고, 선상 작업 대부분을 맨손에 의지하던 열악한 때여서 채낚기 어선 1척이 평균 30명 이상의 선원을 태우고 조업했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더욱 컸다.

동해안에서 오징어 어선이 가장 많았던 속초 지역 어선들의 인명 피해가 특히 많아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속초는 시내 전역이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너무 많은 선원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한동안 동해안에서는 심각한 선원 구인난이 빚어지기도 했다.

해난 사고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지난 1967년 1월 19일 고성군의 동해 NLL근처에서 어선단의 어로보호 작전을 수행하다 북한군 해안포대의 기습 포격으로 침몰한 해군 당포함(PCEC-56함)도 동해안은 물론 전국민의 심금을 울린 사건이었다.

어선단의 방패 역할을 하면서 대응 사격으로 치열하게 맞섰던 당포함은 화염에 휩싸인 채 그날 오후 결국 침몰, 피끓는 청년 장병 39명이 산화했다.

동해안 해양수산 관계자들은 “동해 바다를 무대로 하는 어업과 경제, 관광·레저활동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이기에 과거 동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를 되새겨 안전 의식과 시설·장비를 보강하고,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를 후진적 재난을 예방하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릉/최동열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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