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정열 장군 회고록 ‘항공의 경종’ 복간

장군 서거 다음해 간행

유족 비매품 소량 제작

49년 한국전 발발 경고

‘항공의 경종’ 원본 수록




   
대한민국 공군을 태동시킨 서암 김정렬 장군(사진)의 회고록 ‘항공의 경종’이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복간됐다.

‘항공의 경종’은 장군 서거 이듬해인 지난 93년 가족과 지인들이 그동안 필자가 꼼꼼히 준비해 놓은 회고록을 비매품으로 간행해 이미 회자됐지만 소량 발행으로 독자들의 아쉬움을 남기게 했던 책이다.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우리 역사의 진정한 의미와 국방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뇌하면서 그 역사적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1부 ‘나의 길 군인의 길’과 부록인 제2부 중요저술과 관련자료 등으로 구성한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2부 권두에 수록된 ‘항공의 경종’.

필자가 한국전쟁 발발 1년 전인 1949년 북한군의 남침 가능성을 경고하며, 공군 독립의 필요성을 각계 각층에 인식시키기 위해 자비로 출판한 작은 저서로 원본 그대로를 수록했다.

회고록은 김정렬 장군이 70세 되던 해부터 회고록 집필에 들어가 유년시절부터 철저한 메모작업을 시작했지만 국가의 중요한 부름이 많아 생각처럼 작업은 속도를 낼 수가 없어 ‘주미대사 시절’까지를 끝으로 투병생활과 함께 미완으로 남았다.

   
장녀 김태자 씨는 ‘저희 부친의 회고록 복간에 임하여’를 통해 “부친은 우리가 어떠한 수난을 당하더라도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면 이 사회도 맑고 아름답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복간되는 이 책이 우리나라를 책임질 후세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양식이 되고 대한민국 공군의 역사가 모든 이에게 각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책 1부 ‘나의 길 군인의 길’은 무인 가문 출신으로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대동아전쟁에 참전하기까지의 과정과 해방된 조국에서 겪은 공군창설시의 비화, 초대 공군참모총장으로 진두지휘했던 한국전쟁 상황,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대통령까지 필자와의 인연 등 한국 근세사를 장식한 굵직한 사건들을 담담히 그리고 있다.

특히 4·19와 5·16에 대해 그동안 잘못 전해지고 있는 여러 사건들의 재수정을 고증으로 확인하고 있어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항공의 경종’을 비롯해 동시대를 살았던 문장가들과 이승만 대통령에게 올린 상소문, 한국전쟁 당시의 기록, 1954년 한·미합의의사록 전문과 같은 소중한 자료도 실려 시대상을 조명하는 역사적 증거물도 다수 수록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도움을 주는 역사적인 장면부터 가족사진 등 흑백이지만 선명한 사진도 책 곳곳에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김정열 장군은 건국초기부터 ‘항공시대’를 예언하고 대비책을 촉구한 선각자다”며 “많은 공군 원로들의 회고록이 나와 한 사람의 기록이 갖고 있는 빈자리와 잘못된 관찰을 바로잡는 것처럼 이 책은 그 가능성을 열어 놓은 첫 걸음으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윤수용 ys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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