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 조사 때문에 방치
철원지역 벼 쓰러짐 큰 피해
일손·장비 부족 복구 지연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에 추석 대목을 앞둔 강원도내 농가들이 낙과와 벼 쓰러짐 피해를 크게 입었지만 복구 일손과 장비가 부족한데다 재해보상 조사일정 때문에 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철원지역에서 926㏊의 벼가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하는 등 도내에서 가장 큰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하지만 태풍 피해가 발생한지 사흘째인 10일 해당지역에서 복구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이번 태풍으로 벼재배면적 20만㎡ 가운데 20%에서 벼 쓰러짐 피해를 입은 최 모(65)씨는 일년 농사가 물거품이 됐지만 벼를 다시 일으켜 세우지 않고 있다.일손 자체도 부족할 뿐더러 인건비를 들여 복구작업을 한다고 해도 그만한 투자가치가 나오지않기 때문이다.최씨는 “벼를 일으켜 세운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여물지 못하고 한번 쓰러진 벼는 바람이 불면 또 쓰러지기 때문에 명절이 지나 바로 벼베기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족한 장비도 문제다.철원군은 지난 9일 지역내 콤바인 소유 농가와 외부에서 임차한 콤바인 100여대를 투입했지만 물량 부족으로 복구작업이 조금씩 지연되고 있다.

철원군 관계자는 “명절 이후 200대 정도의 콤바인을 투입해 쓰러져있는 벼 부터 최대한 빨리 수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수농가는 태풍피해 보상을 위한 조사 때문에 복구에 손을 놓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복숭아 나무 40여그루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은 A(춘천)씨는 “지난 9일 보험회사에서 낙과 피해조사를 하고 갔는데 나무 쓰러짐 피해조사는 또 다른 팀이 와서 한다고 치우지 말라고 해서 그냥 방치하고 있다”며 “나무를 빨리 치워야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데 이래저래 힘들다”고 했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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