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징용선 타이헤이마루호
출항·침몰경위 일본 자료 확인
일본 “한국인 182명 사망” 주장
승선자 증언 등 희생자 더 많아

▲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전몰한 배와 해원의 자료관’에 소개된 ‘타이헤이마루호’(사진)와 쿠릴해역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 표시된 ‘타이헤이마루호(太平丸)’의 침몰 추정 지점(아래 지도 붉은 점선 부분).
▲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전몰한 배와 해원의 자료관’에 소개된 ‘타이헤이마루호’(사진)와 쿠릴해역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 표시된 ‘타이헤이마루호(太平丸)’의 침몰 추정 지점(아래 지도 붉은 점선 부분).

속보=태평양 전쟁 도중 강원도 출신 500명을 비롯,한국인 징용자 1000명을 태우고 군사비행장 건설현장으로 향하다 쿠릴열도에서 침몰한 타이헤이마루호(太平丸) 침몰 사건(본지 8월 14일자 1면·5면)과 관련,2002년 일본 정부가 한국인 사망자를 182명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확인됐다.

15일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전몰한 배와 해원의 자료관(戰沒した船と海員の資料館)’에는 전시선박 전문가 코마미야 신시치로가 1991년 발표한 전시선박사(戰時船舶史)에 기재된 타이헤이마루호의 출항 및 침몰경위가 기재돼 있다.


내용을 보면 ‘太平丸(타이헤이마루):총 6284t.대양해운 소화 19년(1944년) 7월 5일 14시 오타루발,파라무시르 카시와바라를 향해 운항 중,9일 09시 53분 우현(右舷)으로부터 어뢰공격을 받아 이를 피했으나,1분 후 재차 공격을 받아 제1탄이 우현 선교 아래에,제2탄이 1번 창고에 명중,침수로 인해 선체가 갑자기 우측으로 25도 가량 기운 채 침몰하려 하자 10시 5분 모든 선원의 퇴선을 명령함.10시 45분 배 뒷머리를 수직으로 올린 채 전몰함.승선 중인 제91사단관계 병원(兵員)외 1812명 중 902명과 선원 54명이 전사.침몰 위치는 북위 51.23-동경 155.48(파라무시르섬 북북서 120㎞ 부근)’이라고 적혀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타이헤이마루호의 승선자는 1812명.2002년 일본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승선자가 미상으로 나와있는 것에 비하면 승선자 수가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또 인제 출신 전금돌씨 등 당시 한국인 생존자가 강원도 출신 500명을 1중대,황해도 출신 500여명을 2중대로 편제,모두 1000명이 승선했다는 구술과 일본인 승선자 이마무라 에이조씨가 구술했던 “조선인 승선자의 반수가 사망했다”는 증언 내용으로 볼 때 일본이 발표한 조선인 사망자 182명보다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또 북해도신문(北海道新文) 등에도 조선인 승선자가 650명 이상이며 조선인 사망자가 승선자의 반수(半數) 이상이라는 내용도 있어 182명보다는 많은 수의 조선인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박인환 바른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나치의 유태인 학살 만행에 대해 독일의 진심어린 사과가 가능했던 것은 철저한 진상조사로 ‘사실관계’를 만들었던 이스라엘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타이헤이마루호 사건에 대한 일본의 잘못 인정과 사과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조선인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왕근 wgjh6548@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