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한국투자증권 춘천지점장

■VIX(변동성지수) 숏포지션 확대로 취약해진 시장

글로벌 시장이 연초 강세를 이어가면서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중 하나인 S&P500이 전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상해종합지수도 3200선을 돌파하며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장이 나태해진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시장 내 거래량이 낮아져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변동성에 대한 숏포지션(주식 등을 매도한 상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발표하는 VIX(Volatility Index·변동성지수) 선물에 대한 투기 포지션을 살펴보면 매도를 통해 수익을 취하는 숏포지션 투자 방식은 지난해 2월,10월 조정 직전 수준을 초과한 상태다.

숏포지션이 늘어난다고해서 바로 변동성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변동성 숏은 2017년 가장 성행했던 트레이드 중 하나다.당시에는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는 국면이었다면 지금은 둔화되는 상황이다.이는 시장이 외부 충격이나 심리 변화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정책,미국발 무역분쟁,경기 데이터 악화,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연초부터 이어져온 상승세의 주동력은 주요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선물 시장에 내재된 연내 인하 확률이 낮아졌으나 여전히 36%의 1회 인하 확률이 내재돼 있다.미 연준이 연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시장이 실망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경기 지표 개선에도 불구,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미국 내수 경기에 민감도가 큰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S&P500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역분쟁 관련,미중 협상 결렬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이나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지난 2월17일 미 상업부가 트럼프에게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관세보고서의 데드라인이 내달 18일이기 때문이다.보고서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율 부과를 권고,시행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

코스피도 이익 하향 조정 국면에서 가격만 상승해 밸류에이션 부담감이 고조된 상태다.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11.25배로 2표준편차 수준까지 근접해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다.방어적 태도를 취하는 한편 개별 모멘텀이 살아있는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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