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짝 바위 서리에 빨가장이 여문 딸기
까마귀 먹게 두고 산이 좋아 사는 것을
아이들 종종쳐 뛰며 숲을 헤쳐 덤비네
삼동을 견뎌 넘고 삼춘을 숨어 살아
뙤약볕 이 산 허리 외롬 품고 자란 딸기
알알이 부푼 정열이사 마녕 누려 지어다
(월하 이태극 作 ‘산딸기’)
근현대 시조문학의 부흥을 이끌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조문학의 기틀을 잡은 사람을 손꼽으라면 시조계의 거목인 월하(月河) 이태극(1913~2003) 선생을 이야기할 것이다.그는 1960년 시조전문지 ‘시조문학’(時調文學)을 창간하며 시조문학의 부흥을 위한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전통 시조장르 계승에 특별한 애정을 쏟은 그의 노력은 문학계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1965년 처음으로 한국시조작가협회의 창립을 위해 고군분투했고 1966년에는 한국문인협회 산하에 시조분과를 새롭게 창설,초대 시조분과원장이 됐다.특히 시인으로서 창작열의와 의욕 못지않게 시조부흥에 열정과 관심을 쏟으면서 현대시조의 전통성을 찾아가는 시조작가의 모범을 보였다.
이태극 선생의 고향은 화천군 간동면 방천리다.2003년 작고하기 직전 평생 모아 소장했던 자료들을 화천군에 기증,월하 이태극 시조문학관을 건립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했다.2010년 가을에 문을 연 문학관에는 이태극 선생의 애용품이었던 담배 파이프부터 베레모,강의 자료와 노트 등 다양한 개인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김호석 kimhs86@kado.net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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