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까지 변호사는 상위1%의 특권층이었다.그 당시 변호사는 매년 100명 이내로 선발하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검사를 거친 사람이 많아 국회의원과 장·차관,대기업 임원 등으로 가는 출세코스를 밟았다.그런데 사법고시 합격자가 90년대 500명,2000년대는 1000명으로 늘었다.2012년 로스쿨제도 도입 후에는 매년 1500명 이상의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사법시험은 2017년 말 폐지됐다.


지난2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변호사는 2만5880명이라고 한다.2015년 2만 명이 넘어섰고,2022년 3만 명이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그야말로 변호사 홍수시대다.예전에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경찰은 경정, 일반공무원은 사무관급 이상, 공기업은 부장급으로 특채되는 최고의 대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경찰은 경위·경감급,행정공무원은 6급으로 몸값이 떨어져도 경쟁이 치열하다.자격증 하나로 평생 부와 명예가 보장되던 시대는 사라졌다.

지난해 서울지역 변호사 1인당 월 평균 수임건수가 1.2건인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변호사는 세무사,법무사,부동산 중개업 등 새로운 시장을 찾아 영업범위를 넓히다 기존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3년 전 30대 변호사가 공무원 최하위 직급인 9급 시험에 응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러나 일부 변호사는 전관예우로 수임료가 수억 원에 이르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졌다.

강원 변호사회에 등록한 변호사는 158명이라고 한다.10년 전 75명과 비교하면 2배 늘었다.지역별로는 춘천 46명,원주 51명,강릉 43명,속초 13명,영월 5명이다.변호사 증가로 사건수임이 줄자 2017년 휴업하거나 서울 등 타지로 전출한 변호사가 17명이나 됐다.그래도 올해 도내에 새로운 변호사 사무실이 생길 것이다.

그럼 강원 변호사 158명은 적정한가.전국의 2만5880명과 비교하면 1%도 안 된다.미국은 변호사가 100만 명이 넘는다.변호사 수임료는 아직 서민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변호사 업계는 변호사 증가를 생존권 싸움이라고 하지만 서민들에겐 기득권을 지키려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진다.서민이 법률서비스를 손쉽게 받으려면 변호사가 더 많아야 한다.단 서민이 법률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게 우선이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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