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승용차 바다추락 5명 참변
사고 충격 가드레일 8m 훼손
20m 떨어진 바다서 차량 인양
타인 명의 카셰어링 차량 대여

▲ 6일 강릉시 강동면 도직리 해안도로 앞 바다에서 5명을 태운 승용차가 추락해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연제
▲ 6일 강릉시 강동면 도직리 해안도로 앞 바다에서 5명을 태운 승용차가 추락해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연제

동해안 관광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하면서 등승했던 10대 5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했다.사고는 26일 오전 6시 35분 쯤(신고 시간)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옥계면 금진리를 연결하는 해안도로 ‘헌화로’에서 났다.차에 타고있다가 함께 변을 당한 김모(19·동해시)군 등 5명은 모두 인근 동해시 거주자로,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새내기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 현장의 가드레일은 추락 충격으로 7∼8m가 완전히 뜯겨졌고 사고 차량의 앞 범퍼는 심하게 찌그러진채 발견됐다.사고차량은 구조 당시 창문이 모두 닫힌 채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사고현장 도로에서 20여m 가량 떨어진 바다에 떠 있었다.사고가 발생한 헌화로는 동해안 최고의 해안관광도로로 유명한 곳 이어서 평소에도 드라이브 관광 차량이 적지않게 통행하는 곳이다.‘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그러나 바로 옆에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끼고 있는데다 2.4㎞가 S자형 급커브 길로 이뤄져 있어 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마의 도로’로 통하고 있다.

파도가 심하거나 집중호우 때는 도로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되기도 하는 구간이다.차도와 바다 사이에는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인도가 있지만 턱이 낮고 바다 쪽 가드레일도 차량의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재여서 이날 추락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사고 차량에 등승했던 10대들은 참변을 당하기 직전인 오전 6시 쯤에 2㎞ 떨어진 옥계 금진항 쪽에서 즐겁게 웃고 떠드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10대 5명은 유명 카셰어링 업체에서 지인의 명의로 빌린 렌터카를 운전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종 렌터카서비스인 카셰어링의 제도적 허점이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이들이 이용한 카셰어링 업체는 만 21세 이상의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1년이 경과한 운전자에게만 차량을 대여해주고 있다.그러나 사고가 난 이들은 모두 올해 만 18~19세로 해당 업체에서 차량을 대여할 수 없는 연령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이들이 해당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동해지역에서 지인 명의의 아이디로 차량을 빌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카셰어링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대여부터 결제,차량 수령까지 무인·원격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타인의 명의를 양도해 차량을 대여할 수 있고,수령 과정에서 신분확인이나 음주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한국교통안전공단 강원본부 홍성령 교수는 “현재 카셰어링 시스템으로는 타인명의 도용,음주 여부 확인불가 등 허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며 “디바이스 인증 시스템의 조기 도입과 최소한의 대면 절차 확립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윤왕근·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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