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과 거리 수㎞ 불과
공군 방공부대서 정비 중 오작동
주민 신고 빗발쳐 “폭탄 떨어진줄”
공군 “사고원인 파악 등 후속조치”

▲ 18일 춘천 대룡산의 한 공군부대에서 정비 중이던 지대공유도무기 천궁유도탄 1발이 비정상적으로 발사돼 공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 독자제공>  작은 사진은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이 발사되는 장면.
▲ 18일 춘천 대룡산의 한 공군부대에서 정비 중이던 지대공유도무기 천궁유도탄 1발이 비정상적으로 발사돼 공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 독자제공> 작은 사진은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이 발사되는 장면.

춘천 대룡산에 소재한 공군 방공부대에서 정비 중이던 한국형 지대공미사일 ‘천궁’ 유도탄 1발이 오작동으로 발사된 뒤 공중 폭발해 인근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사고지점은 춘천 도심 한복판과도 수㎞ 거리에 불과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18일 공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8분쯤 춘천의 한 공군 예하 방공포대에서 정비작업 중이던 천궁유도탄 1발이 비정상 발사됐다.발사된 천궁 미사일은 기지 인근 7㎞ 높이 상공에서 자체 폭발했다.천궁은 비정상 상황시 안전을 위해 자폭하도록 설계돼 있다.이번 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 등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발사·폭발 과정에서 놀란 주민들이 경찰과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공군 관계자는 “사고 즉시 조사반을 구성해 현장에 투입했다”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대 인근 마을 상공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사된 미사일이 공중에서 굉음을 내며 폭파하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주민 윤산옥(70·여)씨는 “운동을 하러 산에 올라가다 ‘펑~’하는 소리를 내며 공중에서 무언가가 터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무슨 일이 났나 싶어서 집으로 황급히 돌아왔다”고 말했다.윤씨는 또 “폭발사고 이후 ‘폭발물 처리반’이라고 쓰인 군용차 5~6대가 마을로 들어왔는데 너무나 불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밭일을 하다 사고장면을 목격한 주민 이모(82·여)씨도 “처음에는 비행기가 왜 저리 높이 날아가나 했는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에 놀라 뭔가 추락했거나 폭탄이 떨어진 줄 알았다”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사고가 발생한 지역인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마을에는 371가구 931명이 살고 있으며 부대 인근에는 유명 등산로와 연결돼 평일에도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천궁’이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고 지상으로 떨어졌을 경우 상상하지 못할 대참사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은 이번에 사고가 난 춘천 공군부대에 지난 2016년 배치됐다.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른다.지상에서 고도 40㎞ 이내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격추·요격하기 위한 목적의 무기로,1개 발사대당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수초 간 짧은 간격으로 단발·연발 사격이 가능하다.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인 천궁은 2017년 11월 최초 실사격이 이뤄져 현재 실전 배치 중이다. 이종재·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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