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본·배우·제작비 기근 ‘3중고’
자극적 연출·톱배우 캐스팅 의존

극본·배우·제작비 기근이라는 ‘삼중고’에 빠진 지상파 드라마들이 단기 시청률을 높이려 취한 전략들이 자충수가 돼 돌아왔다.최근 tvN·JTBC를 위시한 비지상파에 밀린 지상파들은 주말극에서 활동해온 스타 작가를 평일 미니시리즈로 데려오거나 작품을 무리하게 연장하고,톱배우에 의존하는 식으로 자구책을 모색해왔다.그러나 이런 단기 처방은 작품 초반부터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

대표적인 예가 SBS TV 수목극 ‘황후의 품격’이다.시작부터 살인,협박,납치 등이 포함된 자극적 전개와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장면들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견인하는 데는 성공했다.그러나 방대한 스케일에 비교해 제작 기간은 짧았고,지상파 드라마의 고질병인 ‘생방송 촬영’이 이어지면서 초반부터 사고가 잦았다.스태프가 29시간 30분 연속 촬영을 한 적도 있다며 SBS를 고발하는가 하면 주연 배우인 최진혁과 신성록이 액션 장면을 찍다가 연이어 다쳤다.

또 초반부터 이어진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를 받았다.또 남주인공인 최진혁이 연장 분량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밝혀 주인공 없이 막을 내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

KBS 2TV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2’는 대놓고 사고가 난 경우다.박신양과 고현정,두 톱배우의 더블 캐스팅에다 지난 시즌의 성공까지,흥행이 보장된 듯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줄곧 불화설이 나돌던 이 작품은 결국 박신양의 부상으로 2주간 결방하기에 이르렀다.이후에도 조달환·이미도 등 조연들의 중도 하차를 놓고 제작진과 배우 소속사 간 이견이 노출됐고 작가 교체설도 돌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어수선해졌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지상파의 제작비는 점점 줄고 있고,그래도 성과는 내야 하니 자꾸 콘텐츠를 잘 만들려고 하기보다 빠른 길로만 가려고 한다”며 “그렇다 보니 자극적인 연출과 일관된 스토리 없이 톱배우 캐스팅에 의존하려는 꼼수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전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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