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서 노사 합의…노동자 임금보전 방안도 마련
노사 서면합의로 도입…3개월 이상 탄력근로제는 근로시간 ‘주 단위’

▲ 19일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체회의에서 이철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2.19
▲ 19일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체회의에서 이철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2.19
현행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한다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합의 결과가 19일 도출됐다.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를 논의해온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9차 전체회의를 하고 합의문을 공개했다. 노동시간 개선위 이철수 위원장이 합의문을 낭독했다.

이 위원장은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최대 6개월로 한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2주 이내 혹은 3개월 이내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작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시행에 들어가자 주 52시간제를 지키려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동시간 개선위의 합의 결과는 이를 반영한 것이다.

노동시간 개선위 합의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에 따른 노동자 건강권 침해와 임금 감소를 막을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노동계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이 위원장은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 도입으로 우려되는 노동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의무화함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따른다”며 “아울러 노·사·정은 노동자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어 “탄력근로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통해 도입한다”며 “이 경우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에 대해서는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사전에 확정하는 데 애로가 있음을 고려해 주별로 근로시간을 정하고 최소 2주 전에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노동자에 통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탄력근로제를 노·사 서면 합의로 도입하도록 해 도입 요건을 엄격히 하되, 단위 기간 3개월 이상 탄력근로제의 경우 근로시간을 일 단위 대신 주 단위로 정하게 함으로써 사용자의 재량권을 확대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서면 합의시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천재지변, 기계 고장,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정해진 단위 기간 내 1주 평균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주별 근로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탄력근로제 도입에 따른 노동자 임금 감소를 막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1주 법정 노동시간 한도가 늘어 법정 노동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로 인정되는 노동시간이 줄고 이는 가산 수당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자는 임금 저하 방지를 위한 보전 수당, 할증 등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 이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 사항들은 주 최대 52시간제 시행에 맞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며 “정부는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의 도입과 운영 실태를 향후 3년간 면밀히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파악하며 제도 운영에 관한 상담 및 지원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전담 기구를 설치한다”고 덧붙였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는 경사노위가 진행해온 다양한 사회적 대화의 사실상 첫 결과물이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에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이런 구체적인 수준에 노사가 합의한 사례는 드물 것”이라며 “많이 고생하고 어려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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