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것이 금강산이다.최고의 영산(靈山)으로 꼽히며,우리민족을 하나로 아우르는 하나의 상징이자 기호다.예부터 수많은 시인묵객이 즐겨 찾았고 지금도 금강산을 향한 열망은 마찬가지일 것이다.특히 남북이 분단되고 마음대로 오갈 수 없게 되면서 한층 더 간절한 대상이 됐다.금지된 것이 더 큰 갈망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던가.갈 수 없는 금강산은 반드시 가야할 대상이 된 것이다.

금강산의 명성은 나라밖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외국사신이 오면 반드시 다녀가는 필수 코스로 여겼다고 한다.이웃나라 중국에서는 “고려 국에서 태어나 금강산 한 번 구경하는 것이 소원(願生高麗國 親見金剛山)”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고 한다.그러나 남북이 분단되면서 지난 반세기 이상 금강산은 그저 그리움의 대상이 돼 왔다.그 오랜 단절에도 불구하고 금강산의 진가는 변하지 않고 있다.

남북이 오랜 분단의 시대를 벗어나 화해와 교류의 시대를 연 실마리가 된 것이 금강산이다.1998년 동해항에 관광선 금강호가 금강산을 향해 첫 출항한 것이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큰 전환점이 됐다.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관광 10년이 막을 내렸고 남북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그러나 금강산은 여전히 정서와 이익을 나누면서 남북한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만날 수 있는 공유지대다.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북한은 비핵화의 진전된 조치를 내놔야 하고,미국도 상응하는 제재완화·체제보장 같은 딜을 해야 한다.이 민감한 만남의 중심에 금강산이 등장하고 있다.최근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방미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와 유엔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번 북미회담이 성과를 내면 제재 해제 1순위가 금강산관광이 될 것이라고 한다.금강산이 북미회담 성패의 가늠자가 된 것이다.돌이켜보면 금강산이 열리면서 화해·교류가 시작됐고,금강산이 닫히면서 냉전으로 돌아갔다.금강산관광이 곧 한반도 정세를 보여 주는 기상도(氣象圖)나 다름없다.금강산은 98년 이후 10년 개방 뒤,다시 10년째 중단 상태다.이제 금강산 가는 길을 다시 이을 때가 된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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