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역사문화연구회
‘자하 신위의 맥록’ 발간
자하선생 한시집 ‘맥록’ 번역
서화·춘천 옛 모습 등 수록

춘천 역사(歷史) 중 ‘맥국’에 대한 논란이 진행중이다.오랫동안 학문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춘천의 맥국 논쟁은 지난 한해동안 여러 사건을 통해 춘천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었다.

춘천역사문화연구회는 지난달 ‘자하신위의 맥록’을 발간했다.이 책은 자하선생이 춘천부사로 부임(1818년)한지 200년이 되는 해를 맞아 고전문학의 수작인 ‘맥록’을 번역한 것이다.‘맥록’은 자하선생의 문집인 ‘경수단정고’ 제5책과 제6책에 수록돼 춘천부사로 재임하는 동안 창작한 한시 130여편을 4권으로 묶은 한시집이다.그동안 많은 국문학자들과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진 문헌이지만 자하선생의 높은 학식에서 창작된 심도깊은 내용으로 그동안 번역이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이 책에 담긴 한시는 자하선생이 춘천의 지형적 특성이나 옛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세하게 묘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특히 ‘맥록’은 자하 선생이 춘천이 맥국의 땅이라는 사실을 알고 맥국에서 일어난 일들을 꼼꼼히 적은 기록물이기도 하다.시집 제목인‘맥록’ 1권도 춘천부사로 부임한 1818년 3월부터 6월까지 지은 총 38제 59수의 시들이 춘천에 관한 시들인데 춘천의 옛지명을 따서 지은 이름이기도 하다.

맥국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더라도 이 책이 갖고 있는 춘천에 대한 역사학적 의미가 크다.자하선생이 춘천부사 재직시절은 안동김씨와 풍양조씨 세도정치의 알력속에서 중앙정계로부터 소외돼 실의에 빠진 시기였다.하지만 시인으로서는 난숙기에 도달,춘천의 아름다운 산수자연에 의탁해 시상을 표현함으로써 당시 춘천의 모습을 그리듯 생생하게 담아냈다.맥록 3권에는 춘천의 농업풍속을 12수 7언절구로 읊어내는 등 춘천에서 경작하던 13종의 농작물을 소재로 해 농촌풍속을 기록했다.

맥록 제4권에 남겨진 37제 49수의 한시에는 청평사를 세세하게 담은 ‘청평산문수원기’,춘천 소양강에서 뱃놀이를 하며 연 시회를 담은 ‘칠월기망소양강범주’ 등은 역사적 사료가 깊다.또 책 뒤편 부록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하선생과 관련된 서화들의 도판이 수록돼 자하선생의 족적과 춘천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이경수 강원대 교수는 “맥록은 자하의 문예활동의 자료집으로서 가치가 있는 한편 19세기 춘천의 시대상을 담은 향토문화 자료로서도 매우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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