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금통위…세계경제 리스크 확대, 성장전망 하향 움직임
한은 당분간 지켜볼듯…미 연준 통화정책 관건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24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24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24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금리동결은 금융시장 예상대로다.

올해 들어 한은의 금리 메시지는 부쩍 매파색(금리인상 선호)이 옅어졌다. 추가금리 인상에 관한 언급은 줄고 거시경제 안정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를 냈다. 성장률은 한은 전망대로 2.7%에 달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초 3.0% 전망에서 상당히 내려왔다.

올해도 출발부터 수출이 감소하는 등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세계 경제 성장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상황에 한은이 서두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지난번 금통위 회의(작년 11월 30일)에서 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당분간은 몸을 살짝 뒤로 빼고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은 어느 방향으로도 섣불리 움직이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때여서다.

세계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될 요인이 많은 국면이다.

이런 배경에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 3.5%로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큰 흐름을 피할 수는 없다. 게다가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나라 안을 봐도 그동안 성장세를 끌어온 수출의 공백을 채울 요인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 4분기에 정부 재정이 깜짝 힘을 발휘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정책 효과로, 지속하기 어렵다. 투자는 지난해 조정폭이 큰 데 따른 반등 정도만 기대된다.

결국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기존 전망치(2.7%)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목표(2%)에서 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력도 좀처럼 확대되지 않아서다.

이런 가운데 한은을 압박하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는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이달 초 급격히 태도를 바꿨다. 금융시장에선 연준도 1분기에는 일단 동결하며 지켜볼 것으로 관측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은이 당장 통화정책 방향을 틀어서 금리인하를 타진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

이주열 총재도 통화정책 메시지에서 금융안정과의 균형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 한은이 먼저 금리인상을 접기는 어렵다. 미 월가에서는 1∼2회 인상 전망이 대세다.

내외금리차가 벌어진 상태에서는 충격의 강도가 증폭될 위험이 있다. 자본유출은 실제 발생하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부동산 시장도 요주의 대상이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틀어쥐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받쳐주고 있다보니 작은 불씨도 크게 번질 수 있다. 이미 위험수위인 가계빚이 더 늘어날 우려도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올해 한은 금리동결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부 전망이 엇갈린다. 하반기 인상을 전망하는 기관이 있는 한편 상황변화 시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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