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상환도래·불황 겹쳐
신용회복위 상담예약 2주 밀려
금융기관 채무조정 업무 급증

춘천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36)씨는 최근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요청했지만 많은 대기자로 며칠을 기다린 뒤에야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아픈자녀의 의료비 결제와 연말 대출원금 상환기일이 겹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지만,이미 예약한 채무자가 많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강원 가계대출이 1년새 2조원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상환 도래일에 불경기가 겹친 연말을 맞아 시중은행은 물론,서민금융지원센터까지 채무조정 상담을 원하는 시민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금은 19조4008억원으로 전년동월(17조5275억원)보다 1조8733억원 늘면서 10.6% 증가율을 기록했다.같은기간 전국 6%대와 비교하면 빠른 증가 속도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비싼 비은행권 금융기관의 가계대출금이 10조5801억원으로 도 전체 가계대출의 54.8%를 차지하면서 부채증가를 주도했다.올 하반기 비은행권의 중도금 대출은 물론 예금은행의 농지,임야,상업용부동산 등 담보대출과 경기 불황에 수입이 감소하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 증가에 지역 금융기관들의 채무조정 업무도 급증하고 있다.춘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내 신용회복위원회 창구의 경우 최근 1인당 상담예약만 2주씩 밀려 있다.오전 9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는 예약상담 외 초기방문 상담이 불가능할 정도로 채무조정 상담이 급증했다.도내 농협은행 한 영업점도 이달들어 대출상담직원 1인당 하루에 많게는 15명,적어도 7명의 대출상담을 진행했다.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두배 정도로 대부분 최근 금리 인상과 주택담보대출 따른 상담이 주를 이룬다.

이규욱 춘천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장은 “150만원의 월수익에 빚은 5000만원 정도 범위의 자영업자가 대부분이어서 경기 둔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gwan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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