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관계자 “급제동거리 수㎞
안전벨트 할 경우 탈출 지장 우려”
고속주행 열차 설치 검토 주장
“강릉사고 때 승객 넘어짐 막았을 것”

“고속으로 달리는 KTX 열차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나요.”

지난 8일 강릉시 운산동에서 발생한 KTX 탈선사고 현장에서 탈출한 일부 승객들은 열차에 안전벨트가 없었던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안전벨트가 있었다면 사고 당시 승객들이 엎어져서 다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이다.승객들의 지적처럼 KTX 열차에는 안전벨트가 없다.KTX 뿐 아니라 철도 위를 달리는 대부분 열차에는 안전벨트가 없는 것이 일반적 사실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및 철도 관계자들은 덩치가 크고 제동거리가 긴 열차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열차의 경우는 무게가 수백t에 이르고 사고시 급제동 거리도 최대 수㎞에 달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열차 안전벨트 설치에 대한 규정이나 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안전벨트를 할 경우 탈선해서 옆으로 쓰러지는 열차에 갇혀 압사하거나 탈출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인명피해를 더 많이 유발하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KTX 고속철도에서 사고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안전벨트 설치 문제를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철도학회 강원지회장인 서주환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덩치가 큰 열차에 다른 이동수단이 충돌하면 열차는 거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었지만,시속 250㎞(강릉선 기준) 고속으로 주행하는 열차의 다양한 사고유형을 감안할 때 안전벨트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시점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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