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KTX 열차 탈선
부상자 사고 열차서 겨우 대피
수송버스 1시간여만에 도착
취업·입시 등 승객 계획 차질
코레일 사고 대처 불만 목소리

승객들이 전하는 사고 순간

지난 8일 오전 7시30분 승객 198명을 태우고 강릉역을 출발한 KTX산천 열차는 강릉시내를 벗어나기도 전에 5분 만에 중대한 탈선 사고를 일으켰다.주말 아침 설레는 기분으로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의 ‘평온’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승객 14명이 다쳐 타박상,열상,염좌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기관차가 ‘T’로 꺾여버리고,기관차에 받힌 전신주가 휴짓조각으로 변하면서 선로가 뜯겨져나간 사고 순간 열차 안에서는 승객들의 비명이 난무했다.일부 승객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기울어진 열차에서 벽을 짚어가면서 겨우 탈출했고,머리를 다친 승객들은 피를 흘리면서도 필사적으로 사고열차에서 대피했다.휴가를 나왔다가 KTX에 탑승한 군인 이 모씨는 “열차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고,순간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급박했던 사고 순간을 전했다.또 다른 이모(33·강릉시) 씨는 “브레이크 잡는 소리가 크게 나더니 앞에 불꽃이 튀는 것이 보였고,하얀 연기도 막 피어오르면서 자갈밭을 굴러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채모(53) 씨는 “출발 후 5분 쯤 지났을 때 갑자기 자동차가 요철구간을 달릴 때 처럼 탁탁 걸리고,철로를 스치는 쇳소리 등이 요란하게 들려 뭔가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승객 방모(22) 씨는 “탑승객 중 할머니 한분이 다쳤고,어떤 분은 코피를 흘리고 있었는데,KTX는 왜 안전띠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승객들은 탈선 사고 후 코레일 측의 대처 및 안내에도 불만을 토해냈다.스키장 취업 문제로 평창역까지 이동하던 방모(22) 씨는 “열차에서 탈출한 뒤에도 사고현장 주변에서 30여분 가량 서성였고,추위를 피해 이동한 비닐하우스에서도 1시간 가량 기다린 뒤에야 수송버스가 도착했다”고 말했다.승객들은 “대학 입시나 취업,회의 등 중요한 일정으로 상경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서 계획이 어그러진 것은 어떻게 할 건지 묻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후 강릉∼진부 임시버스 운행시간 등 문의를 위해 강릉역에 여러번 전화를 했으나 받지않아 결국 강릉역에 직접 찾아가 문의했다는 승객도 있었다.이에 대해 강릉역 관계자는 “사고 후 대체버스 승객들이 강릉역에 도착하고,민원 전화가 쇄도하면서 추가인력까지 100여명이 투입돼 최선을 다해 안내·수습에 나섰다”며 “전화연결이 지연된 부분이 있다면 문의 및 안내 업무가 폭주하는 시간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한 상황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정민·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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