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케이블 설치기사 비정규직
4대 보험 가입 ‘먼나라 이야기’
원청 발주시 시중 노임단가 준수
근로자 실질임금 턱없이 낮아

높은 전신주에 올라 위험을 감수하고 통신기반을 설치하는 비정규직 통신케이블 설치기사들이 4대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은 채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부당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

도내 대형통신사 하청업체인 A사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높은 전신주에서 안전띠에 매달린채 장시간 근무한 영향으로 고질적인 허리통증을 겪고 있다.팔과 어깨도 통증을 달고 산지 오래됐지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보험료를 부담하고 병원에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김씨는 “4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도내 몇곳의 업체에서 일을 했지만 단 한곳을 제외하고 4대보험 혜택이나 연장근무,주휴수당 등 법정수당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하청업체 B사에서 근무하는 이모씨가 하루에 10시간 정도 일하며 받는 돈은 일급 16만원.그나마 직급이 올라 다른 근로자들보다 1만원을 더 받는 것이다.대한건설협회가 공포한 통신외선공의 시중노임단가인 일급 25만7995원과 비교하면 10만원 가량 적은 보수다.원청 통신사는 발주시 노동자들의 임금을 현행 시중노임단가에 맞춰 하청업체에 지급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실질임금은 턱 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에 이들 민주노총 소속 현장근로자 116명은 지난 2일부터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산업안전법 위반 등 온갖 불법의 백화점인 도내 대형통신사 하청업체 10곳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며 “원청 통신사는 불법이 자행되는 하청업체 외주화 대신 통신케이블 설치기사를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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