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제79회 순국선열의 날
윤희순 의사 기념동상 방치
독립유공 훈격 5등급 그쳐
해외 독립운동 활동 반영해
서훈 등급 상향 동상 이전 필요

▲ 인적이 드문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 뒤편 주차장에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장인 애국지사 윤희순 의사의 동상.
▲ 인적이 드문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 뒤편 주차장에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장인 애국지사 윤희순 의사의 동상.

오는 17일 제79회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춘천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의 기념동상이 초라하게 방치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특히 내년도 3·1절 100주년을 맞아 여성독립운동사의 한 획을 그은 윤희순 의사의 독립유공자 훈격이 포상등급 중 가장 낮은 애족장(5등급)에 머물러 있어 재심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포상을 받은 여성독립유공자는 도내 5명 포함 총 357명이다.이중 한명인 윤희순(1860~1935) 의사는 35세에 의병항쟁에 본격 투신해 75세까지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민족사랑과 조국독립에 헌신해 왔다.당시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거의 없던 시절에 윤 의사는 여성의병장으로서 독립투쟁 전선의 최일선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윤 의사의 훈격이 관련 자료나 평가에 비해 저평가돼 1990년 정부의 독립유공 포상 중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애족장)으로 지정됐다.윤 의사가 1910년 8월 국권이 침탈당하자 이듬해 가족과 함께 만주로 망명해 의병 재기를 도모하는 등 3대에 걸쳐 의병활동에 참여하고 독립운동을 지원했지만 해외에서의 독립운동 등 구국활동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의사에 대한 예우는 고향에서조차 외면 당하고 있다.윤 의사의 동상은 지난 1990년 11월7일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 뒤편 주차장에 건립된 탓에 시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반면 인근에 건립됐던 의암 유인석 선생 동상의 경우 시민 접근성 제한 등의 이유로 지난 2003년 11월 공지천 시민공원으로 이전됐다.전문가들은 건국훈장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정해진 윤 의사의 등급을 현대적 시각에서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애국지사 윤희순의사 기념사업회도 최초의 여성의병장인 윤 의사의 서훈등급을 상향하기 위해 재심 신청서를 준비하는 한편 동상 이전을 지속해서 춘천시에 건의하고 있다.

유연경 애국지사 윤희순의사 기념사업회장은 “여성의병장으로서의 윤 의사의 공적은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크며 독립유공 포상 신청당시 국내활동 이외 중국 망명이후 활동은 포함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윤 의사의 훈격이 상향 재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현·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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