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월드비전 사업장을 다녀와서

▲ 김의도 본사  마케팅본부장
▲ 김의도 본사 마케팅본부장
월드비전이 해외 사업장을 모니터링하는 비전 로드팀 일원으로 커피의 나라,혈맹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티오피아를 최근 10여 일 동안 다녀왔다.비전 로드팀이 찾은 곳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290㎞ 떨어진 오로미아주 짐마게네티에 있는 월드비전 사업장.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2시간,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소도시 네켐트 숙소까지 8시간,그리고 숙소에서 짐마게네티 사업장까지는 6시간이 걸렸다.

그곳은 편리함과 정해진 틀 속에 익숙한 소위 문명인들에게는 분명 문명의 사각지대이다.짐마게네티는 필자가 사진과 말로만 듣던 50년대와 어렴풋이 기억하는 1960년대 그리고 학창시절인 1970년대가 혼재한 과거로의 여행이었다.아디스아바바에서 네켐트 숙소까지 도로는 포장은 돼 있었으나 관리가 안 돼 곳곳이 포트홀로 운전기사가 지그재그 운전을 해야 할 정도였고 숙소에서 사업장까지는 비포장도로로 흙먼지가 뽀얗게 날리는 신작로로 꼬박 6시간이 걸렸다.1970년대 고교시절 고향 양구에서 비포장에다 꾸불꾸불한 춘양국도를 3시간30분 달려 춘천까지 오는 고통의 재현 그대로였다.도로에는 소와 말 그리고 양,노새와 말이 이끄는 달구지,개와 고양이,간혹 나타나는 원숭이가 사람과 공존하는 진풍경이 연출돼 아주 낯설었다.타임캡슐을 타고 50년여 전으로 들어간 느낌을 받을 만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여정이었다.

특히 거리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갈 곳 없는 청년들,길거리에 널려진 동물의 배설물 ,정리되지 않고 쓰레기가 마구 버려진 거리,구걸하는 어린아이들,전깃불도 없는 곳에서 책상도 없이 낡은 옷을 입고 공부하는 학생들,불신 검문하는 경찰과 군인 등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될지 모르는 문제들이 우리일행을 안타깝게 했다.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열악한(?) 환경에 대해 불편해하거나 불만을 터뜨리지 않고 순응하는 것 같았다.이런 진풍경을 보면서 대기업과 공무원만을 선호하고 상대적 박탈감에 ‘헬 조선’을 부르짖는 젊은이들과 불만 가득한 이들에게 한 일주일쯤 이곳을 체험한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잘살고 얼마나 깨끗하고 치안이 잘된 ‘헤븐 조선’임을 금세 알게 될 것으로 믿는다.

필자가 후원아동으로 만난 아마누엘은 프랑스의 소설가 아퐁스 도데의 단편 ‘별’에 등장하는 목동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지녀 에티오피아의 미래에 실낱같은 희망이 있음을 확인했고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서 이 나라의 발전가능성을 보았다.또한 월드비전의 지원에 힘입어 남성권위가 절대적인 이 나라에서 아동과 여성권익을 위해 특별재판소가 개설됐다는 현지 담당자의 자랑스러운 말에 변화의 싹이 움트고 있음을 읽었다.

이번 짐마게네티 월드비전 사업장 방문을 통해 월드비전 강원본부와 강원도민일보 등이 도전역을 순회하며 지구촌 사랑나눔 캠페인을 통해 노인들의 쌈짓돈에서 고사리 손의 저금통까지 모은 성금이 어떻게 고귀하게 사용되는 지를 보았고 왜 지원해야 하는 당위도 알았다.또한 독지가들의 후원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다.

이와 함께 소명의식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월드비전 직원을 비롯,작은 교회인 화천 원천교회에서 거금 1억을 들여 지원을 약속한 식수시설 설치,동행한 여성 단원들의 생리대 지원협의,헐벗은 어린이에게 작은 정성을 베풀고 눈물을 훔치는 어느 여성 단원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이 왜 건재하고 살만한 가치를 지닌 나라인지를 확신하게 했다.

끝으로 동행(同行)하면서 동행(同幸)을 만끽한 월드비전 강원본부 ‘2018 에티오피아 짐마게네티 비전로드’ 단원들에게 감사했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다.개인적으로는 이번 경험이 이타적인 삶이 어떤 것인가를 일깨워준 여정이었다.오늘은 매끼니 마다 나오던 인젤라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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