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아리스포츠컵 대회,북측선수단 특별취재를 마치고

▲ 이자민 춘천 전인고
▲ 이자민 춘천 전인고
“저한테 궁금한 거 없어요?” 북측 ‘425 체육단’ 선수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뒤 어색함이 감도는 선수들에게 내가 건넨 말이다.한참 동안 이어지던 적막.425 체육단의 윤벽현 선수가 그 정적을 깨고 첫 마디를 건넸다.“거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다 물어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

나도 궁금한 게 너무나 많았다.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북측 선수들 앞에 서자 다 잊어버리고 만 질문들.하지만 우린 그 자리에서 쉼 없이 한 시간여를 떠들었나보다.우리 이전에 분단과 전쟁을 겪었던 세대들은 38선 너머 가족을 두고 북 또는 남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그들은 헤어진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통일을 염원했다.그러나 그리움의 마음과 동시에 가졌던 북에 대한 적개심.우리의 어른들에게 ‘북’이라는 존재는 그리운 존재임과 동시에 맞서 싸워야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생각은 다르다.더는 북의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갖고 있지도,그리워하지도 않는다.북의 사람들은 북에 사는 사람들일 뿐이다.통일을 염원하지도 않는다.오히려 통일을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불필요한 일로 여기기도 한다.지금껏 그 어떤 교육도 나에게 통일이 필요한 이유를 마음에 와 닿게 가르쳐 주지 못했다.

그러나 아리스포츠컵 취재를 통해 북측 선수들과 만났던 지금은 다르다.진심으로 통일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남북 청소년들의 더 많은 교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만나봐야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야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청소년 교류가 그 어떤 교육보다 효과적이고,그 어떤 경험보다 확실할 것이라 자신할 수 있다.앞으로의 한반도를 이끌어나갈 학생들이 서로에 대한 적대심을 쌓고 살아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우리가 만찬 자리에서 셀 수도 없이 가장 많이 한 말.“통일되면 꼭 놀러와!”는 서로를 만나봤기에 마음속에서 우러나올 수 있는 말이다.

더 많은 남북의 청소년들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내가 느꼈던 이 감정을 더 많은 학생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11월 2일 토요일,이른 아침.떠나는 북측 선수들을 보며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우리는 대체 왜 눈물을 흘렸을까? 아마도 그건 영원히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눈물인 것 같다.다시 만날 때까지 우리는 그들을 그리워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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