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회담 일정 다시 잡힐 것…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그대로 할것"
북미관계 "화기애애하다"면서도 "北, 제재해제할 만한 행동 아직 안해"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회담의 연기와 관련,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들(북한)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담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대북 제재에 관한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회담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와 AP 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당초 이날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담을 하루 앞둔 7일 0시께 성명을 내 연기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헤일리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은 (뉴욕에) 올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미국 정부는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며, 어떤 주요한 문제(some major issue)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 대화(북미 고위급 회담)의 일정이 다시 잡힐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담이 취소된 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1월1일 이후에 만나는 정상회담이 여전히 예정돼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이번 고위급 회담의 연기가 내년 초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매우 화기애애하다"(very cordial)고 묘사한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이미 행동에 나섰다면서 "이제는 북한의 차례"라고 공을 넘겼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것을 완수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거나 지연시킬 시간이 없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에) 당근을 많이 줬지만, 그들이 제재 해제를 정당화할 만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찍을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을 언급하면서 "그러한 위협은 여전하다. 그들은 (무기)시설들을 여전히 보유 중이고, 사찰단이 핵 또는 탄도미사일 시설에 들어가 사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어 "그런 일이 발생하는 한 우리도 (제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말 물러날 예정인 헤일리 대사는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쏟아냈다.

헤일리 대사는 안보리 회의를 마친 뒤 "러시아는 (대북)금융제한을 풀기를 기대한다"며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를 수입하고 정제유를 수출하는 등 제재를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완화를 주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그들의 어젠다가 무엇인지, 그들이 왜 그렇게 하려고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일(제재 완화)이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북한에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과거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노력은 결코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권력자나 정권에 돌아갔다"면서 "그것(인도주의적 노력)이 우리가 원하는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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