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교육청 고교 감사, 내신 관리도 허술해 신뢰도 저하

결석한 학생에 개근상을 주고,전년도 시험문제를 그대로 출제하고….이런 사례들이 강원 도내 일부고교에서 일어났다고 한다.내신성적과 학생 생활기록부가 부실한 것이다.강원도 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강원 도내 고등학교를 감사한 결과,일부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기재와 수행평가 방법 등이 부적정하게 운영한 사실이 나타났다.원주 A고는 일부 학생들의 생활기록부 행동특성과 종합의견에 동일내용을 기재하고,양양 B고는 개근 아닌 학생에게 개근상을 수여하고,결석날짜에 각종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작성했다.원주 C고는 생활기록부 정정·수정 권한을 담임교사가 아닌 교무행정사에게 부여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동해 D고는 무단결석한 학생에게 자율활동과 학교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거짓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특히 강릉 E고는 전년도 시험문제(18문항)를 그대로 출제했고,인제 F고는 수행평가 성적처리에 있어 기존 채점 기준과 다른 임의의 점수를 부여하는 등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시험출제와 관리가 부실했다.

일선 고교의 생활기록부와 성적관리 부실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대학 입시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최근 수시가 대세인 대학입시에서 내신과 생활기록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공교육은 설 자리가 없다.담임교사가 여러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행동특성과 종합의견을 똑같이 기재한 것은 학생들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다.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는 담임교사의 능력이 입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이런 사례들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담임교사를 잘 만나면 로또에 당첨됐다”고 비유하고 있다.

결석한 학생에 개근상을 수여하고 결석날짜에 각종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작성한 것은 도덕적수준을 넘어 해당 학생에게 특혜를 준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고,전년도 시험문제를 그대로 재탕한 것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자격이 없다고 볼 수 있다.일부 교사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면,누가 공교육을 믿겠는가.“공부는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적지않다고 한다.학생들이 교사를 믿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다.최근 서울 숙명여고에 근무하던 교무부장이 자신의 쌍둥이 딸을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학교 성적관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는 상황이다.강원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한 학사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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