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덕호 한국산업인력공단 강원지사장
▲ 장덕호 한국산업인력공단 강원지사장
얼마 전 인터넷에서 좋은 그릇과 나쁜 그릇에 대한 기사를 봤다.가장 나쁜 그릇은 우리가 식당에서 흔히 접하는 플라스틱 그릇이었고 코팅이 벗겨진 양은으로 된 식기를 사용하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그렇다면 어떤 그릇이 좋은 그릇일까?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스테인리스 그릇과 사기·유기·나무 그릇 등이 좋은 그릇에 속했다.그 중에서도 최고의 그릇은 역시나 옻을 칠한 칠기 그릇이었다.이런 가운데 우리는 주로 어떤 용기에 음식을 담아 먹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하루 종일 밖에 나가 일을 하는 직장인들은 주로 식당에 가거나 배달음식,즉석식품 등을 먹게 되는데 역시 플라스틱 그릇이나 일회용 용기가 대부분이다.먹고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질 좋은 음식을 건강한 그릇에 담아 먹는 일에는 관심이 적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사기·유기·칠기는 우리의 전통기능으로 만들어지는 공예품이다.그나마 사기그릇은 도자기라고 불리며 현재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실생활에 많이 쓰이지만 유기와 칠기의 사용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많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가 높은 가격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생활수준이 개선된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전통공예품의 가치를 몰라 관심을 갖지 못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바로 ‘나’를 여기 있게 해준 조상들의 행적과 역사적 사실들을 살펴 지금의 현실을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하는 일은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이해하는 일이며,다음으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전통문화는 우리들의 정체성이며 마음의 고향이다.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는 지친 우리에게 고향의 품 같은 휴식을 준다.전통 문화에는 유형과 무형의 문화가 있다.가장 안전한 그릇인 칠기와 같은 전통 공예품은 대표적 유형의 전통문화다.전통공예는 짚풀,한지,붓,가죽,세모시,칠보,옹기,장승,수레,도검,석공,목공예 등 수 많은 분야가 있으며 모두 우리가 전승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분야다.그러나 현재 전통공예 기능전승을 위해 애쓰는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고유 전통기능의 맥이 끊어질까 두려워진다.전통기능을 전수받겠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전통을 지키는 작업이 돈은 되지 않고 정부의 지원도 미비하니 젊은 세대들이 외면하기 일쑤다.

가장 안전한 그릇이 칠기듯이 우리의 전통 공예품은 모두 자연에서 얻어 자연그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화학제품이 아니다.일상에서 생활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연을 느끼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플라스틱 공해문제로 전 세계가 걱정하는 시대에 우리의 전통 기능이야말로 가장 친환경적이다.요새는 한류가 대세다.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하지만 진정한 한류는 남의 것을 따라해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남들은 할 수가 없는 우리만의 것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이다.우리가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켜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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