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원FC 어디로 가나
2008년 도민주 출범 올해 10주년
올 초부터 조태룡대표 비위 의혹
전력마저 요동 상위스플릿 난항
구단 이미지 실추·홈팬 실망감
홈경기 관중 수 최하위 심각
시·도민구단 중 예산 지원 최고
강원 115억 대구 46억 인천 70억

프로축구 강원FC가 올 시즌 창단 10년을 맞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최근 구단 대표가 잇따른 비위의혹으로 프로축구연맹으로 부터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으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데다 1부리그 프로축구단 중 경기장을 찾는 홈관중수도 ‘꼴찌’다.이로 인해 경기력을 좌우하는 선수단의 사기 역시 크게 떨어져 올시즌 성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시련의 가을’을 보내고 있는 강원FC 구단의 상황을 짚어본다.



>>> 어수선한 구단 운영

강원FC 프로축구단은 지난 2008년 7만여건의 도민주 공모로 출범했다.지난 2016년 3월 ‘마케팅 전문가’ 조태룡 대표가 취임 이후 지난 해 우여곡절 끝에 1부 리그에 합류한 데 이어 올 시즌 창단 10주년을 맞아 성적과 흥행면에서 새로운 도약이 기대됐다.하지만 올초부터 조 대표의 비위의혹이 지속되면서 구단 내외부적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최근 강원도가 특별검사를 실시,조 대표의 업무추진비 지출과 자신이 설립한 광고대행사에 일감몰아주기 등이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도민과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더욱이 프로축구연맹이 지난 15일 상벌위를 열어 조 대표에 대해 향후 2년간 축구 관련 직무정지조치와 함께 강원FC 구단에 대해서도 제재금 5000만원을 의결하면서 구단의 위상과 경기력 추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이에 대해 조 대표는 “강원도 특별검사결과나 프로축구연맹의 징계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조 대표는 또 “각종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증거자료도 없고 행정적인 업무미숙을 직무정지까지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반박하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조 대표와 강원FC를 둘러싼 비위의혹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구단의 이미지와 홈팬들의 실망감이 더해주고 있어 수습책 마련,이사회의 체질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 관중동원 최하위

올 시즌 강원FC의 홈경기로 치러진 16경기 평균 유항관중은 1426명으로,12개 구단 중 꼴찌다.이는 국군체육부대인 상주상무 보다 저조한 수준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누적 관객수면에서도 2만2920명에 그치고 있어 서울(19만4266명),전북(17만1832명,울산(12만2678명) 등 명문구단을 제외하더라도 관중동원 10위 제주(5만176명)와도 2배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지난 해 관중(4만3800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여 ‘마케팅 참패’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더욱이 팀성적이 중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면서도 관중동원에 실패하고 있어 철저한 원인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원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프로농구 원주DB는 지난 16-17시즌 총 7만963명의 관중을 동원,평균 2628명(좌석 4100석)으로 좌석점유율 63.3%를 기록했다.17-18시즌도 누적관중 7만6118명이 입장,평균 2891명(72%)이 찾아 지난해보다 7.3% 높은 관중을 기록한 점은 눈여겨 볼 만 하다.

>>> 들쭉날쭉 경기력

강원FC는 상·하위 6개구단으로 나눠지는 스플릿 결정전을 앞두고 있다.오는 20일 울산 원정경기에서 상·하위스플릿 여부가 결정된다.지난 해 32라운드까지 11승10무11패(승점 43)을 올리며 가뿐히 상위스플릿을 확정한 반면 이번 시즌 현재 10승9무13패(승점 39)으로 7위에 머물러 6위까지 주어지는 상위스플릿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울산전에서 무조건 이기고 6위 제주가 지거나 비기길 기대해야 한다.

득점 2위 제리치와 정조국 등이 활약하며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대해서는 팬들의 불만이 높다.시즌 도중 팀의 간판이었던 이근호가 이적한 데다 구단대표까지 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받으면서 남은 시즌 전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강원FC의 하위스플릿 추락이 현실화될 경우 팀 사기저하와 함께 도민들의 원성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시·도민 구단 중 예산지원 최상위

프로축구는 1부리그 12개 구단 중 강원,경남,대구,인천 등 4개구단이 시·도민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이들 4개구단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프로팀이라는 의미다.지난 시즌 1부리그로 승격한 강원FC의 수입액은 총 198억원에 달했다.이중 강원도가 120억원,강원랜드가 39억여원을 부담했다.올 시즌도 강원도는 115억원을 강원FC에 지원했다.

반면 1부리그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구는 46억원,인천 70억원,경남 90억원 수준이다.즉 시도민구단 중 강원이 가장 많은 액수를 지원하고 있다.

강원도가 지난 2009년부터 구단에 지원한 예산은 2009년 30억원을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 총 415억원에 달한다.도와 함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강원랜드(하이원리조트)도 매년 20억원에서 최대 48억원까지 강원FC의 ‘돈줄’을 책임졌다.하지만 올시즌들어 강원랜드가 강원FC 지원을 중단하면서 자금난이 불거지고 있다.강원랜드 이외에 기업과 시군 등에서 거둬들인 광고비는 16억원에 그치고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미 지난 3월쯤 평창올림픽 마케팅비로 상당액을 스폰한 관계로 강원FC 지원은 할 수 없다고 구단에 통보했다”며 “현재로서는 별도의 예산수립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로 인해 시즌 막판 구단경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창현·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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