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소를 함부로 잡지 못했다.당시 소는 논과 밭을 가는 농기계와 각종 물건을 옮기는 등 농사짓는데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소를 잡기 위해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백성들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그런데 소를 잡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매년 능제를 지내야하는 왕릉 지역이다.그래서 소고기 요리를 잘해 태릉갈비·수원갈비 등 왕릉 주변지역의 소고기 집 간판들이 알려지게 됐다.하지만 17세기부터 전국에서 하루 1000마리를 잡는 등 소고기를 좋아했다.

지금도 한국 사람들은 소고기를 최고의 음식으로 생각한다.소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다.숯불로 구울 때 육즙 감소량이 가장 적어 식감이 좋고,숯불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고기를 태우지 않고,고기의 겉과 속을 동시에 익혀준다.이런 한우구이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우 구이 터가 횡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횡성한우 구이 터는 지난 5일부터 9일 한글날까지 횡성축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데,지난 6일 태풍 때도 인파가 몰렸고,주말에는 1500석이 매진돼 텐트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횡성한우 고기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한다.횡성 한우 구이 터는 횡성군수 품질인증 마크가 찍혀있는 진짜 횡성한우만을 시중 가격보다 싸게 판매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몰려 국내 최고의 한우를 먹는 맛과 섬강과 100만 송이 백일홍을 보는 멋을 동시에 즐겼다고 한다.

횡성한우는 2005년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정상회담 오찬에서 횡성한우를 맛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원더풀(Wonderful)’을 외친 일화로 유명해졌고,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만찬 때도 오르는 등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2016년부터는 홍콩·캄보디아 등에 수출하고 있어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가을은 말만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아니다.소도 추운 겨울을 대비해 가을에 몸에 살을 찌우고 지방을 비축하는 경향이 있어 가을에 먹는 소고기가 가장 맛있다.오늘(9일)은 한글날이다.세종대왕은 소고기를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등 우리나라 최고의 성군이지만 18남 4녀를 낳은 다산(多産)의 임금님으로도 유명하다.한우고기 먹기 좋은 계절이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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