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주민 반응
차분한 분위기 평화 바람 촉각
출입증 없이 맘놓고 농사 기대
노동당사 등 안보관광지 인파
‘큰 성과 없다’ 우려 목소리도

“이제 정말 남북통일이 바짝 다가온 거같아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자 반세기 동안 분단의 아픔을 생생히 느끼며 살아온 접경지역 주민들은 부푼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19일 접경지역인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일대.남북정상회담으로 더 평화로운 접경지 마을의 들녘은 온통 황금빛으로 변해있었다.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곳은 추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농민들이 바쁘게 움직였다.철원 군사보호지역에서 20만㎡ 규모의 벼농사를 짓는 최정호(63)씨는 “그동안 접경지 주민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며 “지금은 영농출입증이 없으면 맘대로 농사를 짓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와 마음놓고 농사 한번 지어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추석명절을 앞둔 철원의 한 전통시장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주민들은 텔레비전에서 생중계되는 평양 소식에 귀를 기울이면서 달라진 남북 관계를 신기하게 지켜봤다.시장에서 만난 이모(82)씨는 “6·25전쟁 당시 헤어진 가족들의 생사도 모르고 산지 60년이 넘었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진전돼 한반도 비핵화가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판문점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등 올들어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며 철원의 안보관광 명소인 노동당사,제2땅굴,철원평화전망대,월정리역,백마고지 등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기대는 하지만 자주 만나는 것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큰 성과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김모(27·여·철원)씨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있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북한을 맹목적으로 믿기는 어렵다”며 “올들어 세번째 회담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재·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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