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29건 발생 45억 피해
강원경찰, 13명 전문팀 발대

횡성에 거주하는 A(28)씨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검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A씨 명의 은행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A씨는 “신용도에 문제가 생겼으니 대출을 받아보라”는 전화 속 남성의 말에 따라 현금 2500만원을 대출받았다.결국 A씨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시에 따라 원주 한 은행 지점 인근에서 만난 현금 수거책 B씨에게 인출한 대출금 전액을 전달했다.

뒤늦게 검사를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보이스피싱 사기단은 그날 저녁에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계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3000만원을 추가 대출하라고 압박했다.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검거팀을 꾸려 약속 장소인 모 은행 인근에서 잠복근무 중 또다른 현금 수거책 최모(28)씨를 붙잡았다.최씨는 경찰에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SNS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CCTV 영상과 최씨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등을 추적 중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도내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11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내 보이스 피싱 범죄는 429건이 발생해 45억원의 피해가 났다.이는 지난해 같은기간(130건·11억2000만원)에 비해 발생건수는 2배 이상,피해금액은 3배가량 급증한 것이다.이에따라 강원경찰청은 이날 지능범죄수사대와 광역수사대에 춘천·원주·강릉 등 3개 권역별로 총 13명의 ‘보이스피싱 전문수사팀’을 편성해 발대식을 가졌다.전문수사팀을 편성한 것을 전국에서 강원경찰청이 처음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인출책·전달책 검거에 그치지 않고 총책과 콜센터,관리책 등 추적·검거에 주력할 방침이다.또 보이스피싱 집중홍보 기간을 내달 말까지 운영하는 등 경찰력을 총동원해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활동을 벌일 계획이다.강원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복구가 쉽지 않은 만큼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관심과 주의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권재혁·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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