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 고위급 관리가 방북한 것으로 알려져 방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1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부국장급 관리가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 관리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 측 인사가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묘한 시기의 방북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지난 18일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도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으면서 북중간 우호관계만 강조하고 나서 시 주석의 방북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내달 9일 방북설에 대해 "국제사회가 모두 보듯이 북중은 우호적인 이웃 나라로 양당과 양국은 줄곧 우호적인 왕래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답변했다.

아울러 지난 14일에는 북중 친선과 평화를 위한 중국 소년합창단이 평양을 방문했다.

중국 소년합창단은 대동강외교단 회관에서 공연했으며 이 자리에는 박경일 조중친선협회 위원장과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 대사 등 북중 인사들이 함께하면서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리 대사는 지난 10~11일에는 북한 강원도 지역을 방문해 북한 관리들과 회동하고 북중 정상의 세 차례 정상회담에 따른 북중간 협력 및 우호 강화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중 우호 분위기 조성이 한창인 가운데 시 주석은 오는 3일부터 4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 방북을 하게 된다면 이 행사가 끝난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9·9절 북한의 열병식 행사에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참석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9·9절 바로 직전에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야 하며,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9월 중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언급한 상황이라 시 주석의 9월 방북 일정은 제한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시 주석의 일정과 북한 측 사정 등을 고려하면 9월 초가 방북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여행사들이 북한 국내 상황을 이유로 들며 지난 1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어떠한 단체여행도 중단하겠다고 중국여행사들에 통지한 것도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전격적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이후 지난 5월에는 다롄(大連), 지난 6월에는 다시 베이징을 찾아 미국과 북핵 협상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의 뒷배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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