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도내 거주 7명 포함 남측 89명
북에서 꿈에 그리던 가족 만나
고령에 자녀 상봉 가족 7명뿐
양양 김강래 옹 동생과 첫만남
오늘 오전 2시간 개별 상봉
가족과 점심식사 첫 시행

▲ 품에 안긴 이산가족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품에 안긴 이산가족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세기를 훌쩍 넘는 60여년의 길고 긴 이별을 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가슴 속에 맺혀있던 한을 조금이나마 풀었다.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0일 오후 3시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렸다.2015년 10월에 이어 2년10개월 만이다.이날 강원도 거주 7명을 포함한 이산가족 89명과 동반가족 등 197명이 단체상봉을 통해 북측가족 185명과 감격적으로 재회했다.이번 상봉행사에 참가한 이산가족들은 길게는 68년,짧게는 65년 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들과 재회했다.

이번 1차 상봉은 이산가족이 대부분 고령인 탓에 북에 있는 자녀를 만나는 이산가족은 7명뿐이다.형제·자매와 재회하는 이들은 20여명이며 조카를 비롯 한번도 본 적이 없는 3촌 이상의 가족을 만나는 이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6·25전쟁 중 북쪽으로 끌려간 국군포로 한 가족과 전시 납북자 다섯 가족의 만남도 성사됐다.

전날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조카 2명과 올케 1명을 보기위해 이산가족 집결장소인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건강상태를 점검한 이금연(87·홍천 거주)할머니는 이날 곱게 개량한복을 차려입고 금강산 면회소에서 조카,올케를 만나 눈물을 훔쳤다.상봉을 앞두고 북측 동생의 이름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은 김강래(84·양양) 할아버지는 이날 동생인 김흥래(61)씨와 만나자 마자 서로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 속에 흩어진 과거의 퍼즐을 하나씩 맞췄다.김강래 할아버지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 가족과 헤어진 탓에 동생에 대한 기억 자체가 없다.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북측 주최로 환영 만찬이 이어져 남북의 가족들이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65년의 세월을 서로 확인했다.

한편 이틀째인 21일에는 숙소에서 오전에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고 곧이어 1시간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하게된다.남북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건 과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이산가족들은 작별상봉에 이어 단체 점심을 하고 귀환한다.이들에 이어 24일부터는 2박3일 동안 북측 이산가족 83명과 남측의 가족이 금강산에서 같은 방식으로 상봉한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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