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촌면 작목반 "최근 많아야 하루 6천개 수확에 불과"

▲ 폐허가 된 옥수수밭
▲ 폐허가 된 옥수수밭
"폭염이 한풀 꺾인 건 반갑지만, 이미 말라버린 옥수수는 어찌해야 하나요."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이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지만, 강원 홍천지역 옥수수 농가는 여전히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한창 수확을 해야 할 시기지만, 정성스레 키운 옥수수를 폐기 처분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19일 두촌면 자은3리 일대 옥수수밭은 대부분 폐허처럼 변해 있었다.

축구장 크기 밭은 지금쯤이면 푸른 빛을 띠어야 하지만, 잎은 화상을 입은 듯 누렇게 말라 비틀어졌다.

옥수수 알맹이도 영글지 않아 푸석푸석하다.

두촌면 옥수수 작목반 옥수수는 180여 농가가 70ha에 걸쳐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심어 재배하고, 수확은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이뤄진다.

하지만 올해는 폭염 때문에 4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심은 옥수수만 제대로 자라 출하가 됐다.

이 때문에 7월 말 열린 홍천찰옥수수축제가 차질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 심은 옥수수는 뜨거운 햇볕에 대부분 타들어 가면서 자라지 못해 거의 출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에 하루 3만개 정도는 출하되어야 하지만, 현재는 많아야 하루 6천개 정도 수확에 불과하다고 농민들은 하소연한다.

그나마 하천이나 물이 주변에 있는 밭에서 자란 옥수수 일부만 수확이 가능한 상태다.

옥수수가 예년보다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치자 한해 농사를 망쳐버린 농민들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복잡한 피해액 산정 탓에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서 속앓이만 하는 실정이다.

농민 김동수(57)씨는 "평생을 옥수수를 심었지만, 이번처럼 전부 폐기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것은 처음"이라며 "40도가 넘는 고온에 가뭄이 이어져 옥수수가 대부분 타버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홍천지역은 올해 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을 보인 폭염일 수가 36일이 넘어 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길게 나타났다.

강원지역은 이번 폭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는 채소와 과수 등 모두 110ha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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