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정신은 연대, 남북공동행사 성사 시킬 것”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기획소통분과위원장

▲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그는 항상 유쾌하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국립대 교수이자 역사학자로서 에너지가 넘친다.이론과 학문연구에 그치지 않고 우리사회 현장 곳곳에서 그의 신념과 철학을 실천해 나가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최근에는 지난 달 공식출범한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기획소통분과위원장을 맡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사회과교육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년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
우리 시대 핵심 키워드 ‘평화’
희생된 역사의 주인공 재조명

시민운동 통해 생각의 폭 넓혀
스스로 배우고 깨우치는 기회
학자로서 본분 지키려 노력

대학의 기업화로 자율성 감소
국가용역수행기관 변질되기도
특권 내려놓고 개혁 앞장서야


2004년 춘천교대에 부임한 김 교수는 그의 저서와 사회활동을 통해 대학권력,국가권력,시장권력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주로 근현대 민주주의 역사와 현대 대학사를 연구하며 수능출제위원,한중일 공동교과서 ‘미래를 여는 역사’ 집필위원 등 역사학자로서 비중있는 활동을 펼쳐왔다.여기다 국립대 교수로는 흔치않게 1994년 우리나라 대표 NGO단체라고 할 수 있는 ‘참여연대’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이후 현재 이 단체의 운영위원장을 맡아 조직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김 교수의 가장 큰 관심사는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에 쏠려있다.‘3·1운동’은 우리나라 민족사의 시대적 전환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남·북의 공통관심사라는 점에서 100주년 사업의 기획책임자로서의 부담이 클수밖에 없다.그는 “3·1운동의 정신은 ‘연대’의 정신이다”며 “계급과 계층,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전개된 3·1운동의 정신을 이번 100주년 사업에서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이어 “남북평화·번영시대를 맞아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남북공동축하행사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기회소통분과위원장을 맡은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기회소통분과위원장을 맡은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3·1운동 100주년의 의미와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국민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가 있다면.

“3·1운동과 촛불혁명의 공통점은 ‘평화’를 향한 외침이었다는 것이다.3·1운동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평화’이다.이번 3·1운동 100주년도 ‘평화’의 새시대를 맞아 지난 역사를 성찰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평화축제’로 치러질 것이다.단순히 남북평화나 세계평화뿐만 아니라 민족간,지역간,세대간 갈등을 풀어내는 평화가 이번 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다시한번 솟구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정치적 이념과 성향,계층의 벽을 넘어 국민화합을 유도하고 역사의 주류적 가치를 ‘평화’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무엇보다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 친일,반공 등 이데올로기 논쟁과 개발우선주의로 인해 희생된 역사의 주인공을 새롭게 조명하고 그들의 헌신에 보답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한완상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100주년 사업을 강조했다.이런면에서 기획소통위원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념사업회는 기획소통과 기억기념,발전성찰,미래희망 등 4개분과로 활동하고 있다.조직명칭에서 기념사업회의 역할과 활동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정립하고 애국선열에 대한 기억과 감사,경제발전과 민주화성과에 대한 성찰,미래 100년의 착실한 준비 등이 기념사업회의 주요 역할이다.이중 기획소통위원회는 공식행사가 이뤄지는 내년 3월 전후까지 국민참여사업과 공식 기념식 등을 준비한다.3·1운동을 상징할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을 발굴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판문점 또는 서울과 평양 등에서 남북 공동 3·1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다.”

-국립대 교수로서 사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여러 생각을 함께,그리고 오래 나누다 보면 더 훌륭해진다’는 말이 있다.시민사회단체활동은 나의 생각에 대한 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된다.시민운동을 통해 나 스스로 배우고 깨우치는 기회를 갖게 된다.더불어 정치적,학문적 균형감각에도 필요하다.개인적으로 여러 사회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학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기위해 매일밤 꼭 글을 쓴다.‘나는 교수다.연구자다.학자다’라는 자기가치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3·1운동을 비롯한 근현대사와 함께 대학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대학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대학의 고유가치는 교육과 연구이다.하지만 점차 일하는 직장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한편으로는 국가 용역 수행기관으로 변질되고 있다.대학이 기업화될수록 자율성이 떨어지게 된다.대학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무엇보다 대학이 지닌 과다한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대학 내 정의와 공정이 살아나야 우리사회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교수 사회부터 자정노력을 통해 대학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박창현 chpark@kado.net

>>>김정인 교수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국사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2004년부터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저서는 ‘천도교 근대민족운동연구’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 ‘독립을 꿈꾸는 민주주의’ ‘대학과 권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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