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80,90대 고령,무조건·무제한 상봉 결단해야 물꼬 트일 것

다음 달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가.지난 1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과 이산상봉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남북관계가 극한으로 치닫고 이산상봉의 꿈도 멀어졌다.그러나 4월과 5월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새 국면이 전개돼 왔다.한반도에 전쟁의 그늘이 걷히고 평화의 담론이 시작된 것은 우리민족뿐만 아니라 전 인류 염원일 것이다.

그동안 남북예술단이 오가고 스포츠교류가 성사되면서 평화시대 도래를 실감하게 한다.그러나 이산가족에게는 이 같은 해빙무드가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움의 연속이다.남북은 지난달 적십자회담이 열고 8월20~26일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명씩 참가하는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기로 했다.아직 5만여 명이 넘는 이산가족들이 혈육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점은 감안하면 왜 좀 더 전폭적 결단을 못하는지 안타깝다.

시간은 촉박하고 기회의 문은 좁기만 하다.그러나 이렇게라도 물꼬를 튼 것은 다행이고,이 작은 실마리를 잘 살려나가야 한다.멀지않은 장래에 획기적 전환이 올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지난 4~6월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이라는 새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최근 남북과 북미간의 후속회담과 조치에 불협화음이 없지 않지만 큰 원칙과 방향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한반도 정세의 변화는 남북과 북미당국의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인륜과 평화를 희구하는 시대의 당위가 그 배경에 깔려있다고 본다.시대의 필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걱정스러운 것은 이산상봉행사를 한 달 여 앞두고 북한이 2016년 중국에서 집단탈북 한 북한식당 여종업원의 송환을 요구하고 나선 점이다.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이들 여종업원의 송환이 북남 관계개선 의지를 가늠하게 될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난 1월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정상회담과 적십자회담을 통해 대승적 이산상봉 합의를 이뤘다.그런데 막판에 이 여종업원 송환 문제가 이산가족상봉과 남북관계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이 문제가 이산 상봉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이산상봉 문제는 남북관계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첫 번째 관문이자 이후 관계 안정화의 전제가 된다.오히려 이산가족상봉 문제에 파격적 접근으로 답보하는 평화프로세스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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