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조사단 ‘북측 노선 대체로 양호’, 예산이 따라 줘야 실현

남과 북은 지난달 26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철도협력 분과회담,28일 도로협력 분과회담,지난 4일 산림분야 분과회담을 연달아 열고 양측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이 자리에서 이행 가시화 분야가 역시 철도라는 점에 남북이 의견을 같이했다.그리고 이번 달 15일 통일부에서 "이번 주 경의선 연결 구간 공동점검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하지만 그 5 일 뒤인 지난 20일 남북이 공동점검을 한 구간은 경의선이 아니라 동해선 철도 북측 지역이었다.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단장으로 한 남측 공동연구조사단 15 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방북했다.

이는 곧 남북 관계자들이 남북 철도 연결에 있어 다른 어느 곳보다 동해선 우선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사실 2000년 6.15 선언 당시 경의선과 동해북부선 복원 추진은 우리가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상과 제안에서 비롯됐고,그 무렵 김 위원장은 동해선 우선 복원의 내심을 드러낸 바 있다.남측에서 경의선을 상대적 우위에 놓았다면 북측은 명백히 동해선을 먼저 복원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따라서 이번 동해선 북측 지역 공동점검이 이뤄진 것은 그야말로 18 년 묵은 사안의 실행이라 하여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한반도를 종단하여 러시아를 거쳐 유라시아로 가는 철도망을 예상한다면 마땅히 동해선 연결이 우선이라는 주장은 사실 강원도가 진즉에 내놓은 교통망 전략의 당위론적 중심축이었다.북한과 의견을 같이해야 이뤄질 사안이라는 측면에서 지난주 북한의 요청에 의해 남측 조사단 방북 동해선 북측 노선의 공동점검은 그러므로 주목할 만하다.귀환 후 방문단은 “동해선 북측 노선의 노반 궤도 등 대체로 양호하다”는 의견을 보였다.북측의 역제안으로 서해선이 아니라 동해선 점검부터 이뤄지면서 동해북부선 조기 착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그리하여 이제 실제로 남측 지역 강릉~제진 간 연결이 다시 현실적 주제로 등장한 것이다.

그럼에도 놀랍게도 강원도가 올해 역내 사회간접자본 시설 1 순위로 정한 강릉~제진 간 철도 연결 사업비 10억 원이 정부의 내년 예산에 반영돼 있지 않다.이는 통일부와 기재부 등 관련 정부 당국 간의 명백한 엇박자가 아닌가.강원도 관련 사업이면 곧 사시로 보려는 정부 당국의 전근대적 시각을 여기서도 발견하게 된다.동해선 철도 복원 문제를 민간단체가 ‘70 년 침묵을 깨는 침목-범국민적인 평화침목기금’운동으로 풀어가려는 즈음이다.동해선 핵심 구간인 동해북부선 연결 조기 착공에 청신호가 켜진,보다 진화된 정황의 포착이 요구된다.정부 당국의 시각 전회는 물론 지역 정치 행정의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