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 손님 발길 끊겨
문닫은 상점도 곳곳서 발견
매년 여름 되풀이 대책 미흡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열긴 하는데…,손님은 없고 파리만 날리네요.”

짧은 장마 이후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19일 오후 1시쯤 춘천의 한 전통시장.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면서 뜨겁게 내리쬐는 열기에 시장 안은 말 그대로 찜질방을 방불케 했다.시장 안쪽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그늘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폭염으로 인한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창 북적거려야 할 시장은 찜통 더위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했다.상인들은 계속되는 폭염에 지친 듯 좁디좁은 가게 안에서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언제 올 지 모르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이곳에서 10년째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55·여)씨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평상시보다 3배 이상 많은 얼음을 쏟아붓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힘든데 폭염 탓에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전통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더위가 절정인 오후 2시 원주의 한 시장은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손님의 발길이 뜸한 탓인지 문을 닫은 가게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는 폭염이 장기화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상인 김모(64·춘천)씨는 “매년 여름때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지만 폭염에 대비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태”라며 “지자체에서 전통재래시장을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상인들이 요청해도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폭염에 취약한 시장을 중심으로 시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도내 등록된 전통재래시장은 모두 62곳에 달한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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