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통일길 '동해북부선'을 열자] 4. 동해북부선 고성구간
2007년 남∼북 25.5km 시험운행
이후 통행 중단으로 잡초만 무성
해안 중심 신규노선 개발 목소리
고성군, 정부부처 사업 추진 건의

▲ 다시 달리자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북부선의 마지막 철길. 시원한 동해의 파도 소리와 함께 신동해북부선의 웅장한 기적소리를 꿈꾼다.  박상동
▲ 다시 달리자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북부선의 마지막 철길. 시원한 동해의 파도 소리와 함께 신동해북부선의 웅장한 기적소리를 꿈꾼다. 박상동

■남한 최북단역 ‘제진역’

동해북부선의 철도역.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해 있는 현재 남한 최북단 역이다.1950년에 폐지된 초구역을 계승했으며 민통선 이북에 있는 탓에 군의 허가가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원래의 역명은 ‘저진(猪津)’이었으나 이 지역이 예전에는 ‘제진리’로 불렸다는 고성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글표기는 ‘제진’으로 표기하게 됐다.동해선 복원사업에 따라 2006년 3월15일 남북출입사무소로 준공됐다.당시 정부는 제진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7㎞에 철로를 놓아 북쪽에 있던 동해선과 연결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5월17일 57년만에 북고성 금강산역에서 출발해 남고성 제진역까지 25.5㎞구간에서 시험운행이 실시됐다.북한 방향 외에는 다른 곳으로 연결된 선로가 없기 때문에 시험운행 이후 현재 어떤 열차도 운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역내에는 기관차와 새마을호 객차 4량과 발전차 1량이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선로점검을 위해 2007년 남북 열차 시험운행 이후에도 구내를 지키고 있었지만 2008년 6월 묵호항으로 철수했다.당시 금강산까지 달려보지도 못하고 철수하는 열차의 소식을 접한 고성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출입절차를 밟고 민간인통제선을 넘어 취재진이 찾아간 제진역.지난 2002년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합의를 통해 남북한을 연결하는 역으로 희망을 안고 다시 태어났지만,단 한차례 시범운행 이후 그 어떤 열차도 다니지 않아 지금은 말 그대로 상처투성이로 변해있었다.달려줄 기차가 없는 선로는 어디하나 녹슬지 않은 곳이 없었고,관리가 어려운 일부 구간에는 잡초까지 무성히 자라 있었다.

제진역에서 아래 쪽 선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보니 철도중단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아래 쪽으로는 더이상 연결된 선로가 없기 때문에 북측에서 내려온 열차는 이곳 아래로는 더이상 갈 수 없다.제진역사 안 1층 로비에는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그 안에는 어떤 내용도 담겨있지 않았다.역무실과 세관조사실 등도 사용흔적 없이 준공당시 그대로 방치돼 있는 상태였다.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 동해선운영과 황성호 행정사무관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이 건물은 단 한번도 제대로 사용된 적이 없이 잊혀져갔다”며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동해선 철도 연결이 언급된 만큼 머지않아 제진역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으로 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성지역 철도 노선 선정 관심 집중

남북정상회담 이후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향후 진행될 고성지역 철도 노선 선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역사회에서는 지역발전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노선이 선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일각에서는 새로운 노선은 내륙보다는 해안 쪽으로 건설해야 관광과 물류 등 지역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 구체화 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고성지역에는 과거 일제가 건설했던 동해북부선 노선이 곳곳에 형체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를 그대로 사용하기는 불가능 한 것이 현실이다.북천 하구의 철도 교각 중 남아있는 2개의 교각은 자전거 도로 건설에 사용됐으며,명파리 등 곳곳의 철도 부지는 포장돼 농로로 사용되는 등 주택가와 도로 등의 기반시설로 편입된 곳이 많기 때문에 옛 노선을 철도건설에 활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고성군은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이 가시화 되기 이전부터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건의해 왔다.또 각급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동해선 철도 연결과 통일 고성 등에 대한 심포지엄 등을 개최,관련 자료와 대응 논리를 축적해 왔다.철도 노선에 대한 구상도 이뤄져 과거와 같이 남고성지역에 7개의 역을 설치할 수 없다면 속초와 간성사이 지점에 하나의 역사를 건립하고,이어 간성,거진,제진 등에 역사를 건립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군은 과거 철도를 통한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했던 교통의 요충지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한다는 구상이다.특히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선 철도 고성구간을 연결하고,대륙 철도(TSR)와 연계하게 되면 광역 교통거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보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끝> 특별취재반/이 호·남진천·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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