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탄광 배경 애환 그려내
철저한 고증보다 정서표현 초점
가족애·동료애로 대중성 확보
초·중반 늘어지는 전개 아쉬움

[문화현장 리뷰] 도립극단 신작 ‘ 조달구계봉순철이’

‘탄광촌’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뤘지만 결은 전혀 달랐다.지난 27일 저녁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초연된 강원도립극단 2018년 신작 ‘조달구계봉순철이’(이하 ‘달봉이’)는 지난해 도립극단 공연작품인 ‘아버지 이가 하얗다’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강원도 탄광’ 이야기를 풀어내며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탄광을 소재로 하되 극 전반은 ‘가족애’라는 보다 보편적인 정서로 힘있게 끌고 가며 탄광에 대한 기억 여부와 상관없이 도내·외 관객을 모두 아우르고자 한 시도가 돋보였다.

기본적으로 ‘달봉이’와 ‘아버지 이가 하얗다’ 스토리의 기본 뼈대는 비슷하다.강원도 탄광을 배경으로 그 시절 빈번하게 일어나던 탄광 내 사고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애환을 그렸다.그러나 이를 그려내는 과정에서 탄광의 역사를 기억하는 무게감은 달랐다.지난해 ‘아버지 이가 하얗다’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체험 등을 통한 철저한 고증으로 그 시절 탄광의 역사를 무대 위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스토리에 녹여내는 데 큰 비중을 둔 반면 ‘달봉이’는 그보다 가족애와 동료애같은 보편적인 인간 정서에 초점을 맞춰 감동의 드라마로 극을 끌고 가며 대중성을 확보하고자 했다.‘강원을 담되 강원을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강원의 문화를 알려야 한다는 지역 대표 극단으로서의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관객은 그 시절 탄광촌의 기억을 되새길 수 있는 부분이 비교적 많지 않았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극 초중반 다소 늘어지는 전개가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왔다.그러나 이날 공연은 대다수 관객에게 안정적으로 감동을 선사하며 대중성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김종남(59·태백)씨는 “우리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펼쳐져 연신 눈물을 흘리며 봤다”고 했으며 최하린(28·서울)씨도 “탄광촌 역사는 교과서에서만 접했지만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뤄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이 감동적으로 공연을 봤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강원도 순회공연에 들어가는 ‘달봉이’는 내달 5일 오후 4시·7시 정선아리랑센터,12일 오후 7시 삼척문화예술회관,19일 오후 7시 춘천문화예술회관,25일 오후 4시·7시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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