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3일) 춘천에서 멋진 이벤트가 열린다.춘천캠프페이지에서 춘천대교를 건너 중도(中島)를 왕복하는 환상의 달리기 코스가 뜬다.해마다 6월을 맞아 선열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평화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열리는 제19회 강원도민달리기대회가 이 구간에서 펼쳐진다.오전 8시 봄내 체육관 광장에서 춘천역 지하도로를 거쳐 춘천대교를 왕복하고 소양2교까지 강변을 돌아오는 6㎞의 구간이 임시 개방된다.

성큼 앞서가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때지만 오전 8시면 그래도 상쾌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해마다 호국보훈의 달 유월에 이 달리기 대회를 개최하면서 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푸르고 아름다운 강토가 거저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것은 뜻 깊은 일이다.이 땅의 존재와 나의 관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싶다.

이런 기회가 아니더라도 걷고 달리는 것은 모든 살아있는 것의 숙명이다.걷는다는 것은,혹은 달린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일이고 건강한 삶의 지속성을 보증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춘천 근화동에서 중도를 가로질러 놓인 춘천대교는 그 이름에 걸맞게 멋진 자태를 뽐낸다.폭 25m의 4차선 교량으로 1058m 길이로 놓였다.국비와 지방비를 포함 850억 원을 들여 지난해 연말에 준공된 다리다.

예정대로라면 중도에 레고 랜드가 들어서고 이 다리가 인산인해를 이뤘을 것이다.그러나 아직 이 다리는 정식 개통을 하지 못한 미완의 다리다.내일 임시 개방되는 이 다리를 건너며 더 나은 지역의 미래를 꿈꿔보는 것도 좋겠다.때 마침 지난 6·13 선거를 통해 도내에서 235명의 새 지도자가 탄생했다.도지사와 교육감,시장·군수와 도의원·시의원을 비롯한 민선 7기 새 진용이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당선자와 낙선자가 함께 손을 잡고 내일 캠프페이지의 너른 광장에 모였으면 좋겠다.선거 때문에 생긴 오해와 갈등을 풀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좋은 날,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내일 오전 춘천뿐만 아니라 동해 속초 삼척 홍천 횡성 평창 정선 7개 시군에서도 동시에 달리기 행사가 열린다.마음껏 걷고 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축복이다.함께 손을 잡고 그 축복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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