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나리오, 현행 대입 비슷…'알맹이 없는 개편' 우려도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가 공개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모집) 비율이 늘고 수능 상대평가 체계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일부 시나리오는 현행 대입제도와 큰 차이가 없거나 지난해 유예됐던 수능 개편방향과 사실상 같아 공론화가 큰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수능 성적통지표 확인하는 학생
▲ 수능 성적통지표 확인하는 학생
◇ 정시모집, 확대 또는 대학 자율…수능은 상대평가에 무게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개편 시나리오는 모두 4개다.

이는 ▲ 학생부-수능전형 간 비율 ▲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 수능 평가방식(절대평가 전환 또는 상대평가 유지) 등 주요 쟁점에 대한 개편방향을 조합한 것이다.

쟁점 가운데 학생부전형-수능전형 간 비율을 중심으로 1안은 정시모집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고, 나머지 안들은 대학 자율에 맡기는 안이다.

다만, 4안의 경우 수능전형 확대를 못 박은 만큼 사실상 수능전형 확대와 완전히 대학 자율에 맡기는 안이 각 2개씩인 셈이다.

특히 2·3안의 경우도 특정 전형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를 단 점을 고려하면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19.9%까지 떨어진 수능전형 모집 비율은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의제 2는 정시모집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나머지는 모두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능 평가방식의 경우 2안은 절대평가 전환 내용을, 1·3·4안의 경우 상대평가 유지 내용을 담고 있다.

상대평가 시나리오가 3개라는 것은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시나리오 워크숍에서 상대평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일부 시나리오는 현행 대입제도 비슷…'돌고 돌아 제자리' 비판도

일각에서는 발표된 시나리오 가운데 일부가 현행 대입제도와 큰 차이가 없어 '개편되는 것 없는 개편'을 위해 시간 낭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3안의 경우 학생부-수능전형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4안 역시 수능전형을 확대하되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부전형과의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두 시나리오 모두 수능은 현행처럼 상대평가로 두고,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역시 지금처럼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수능을 상대평가로 두더라도 교육부는 일부 과목 쏠림 현상이 심각한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추진했다가 유예하는 과정에서 통합사회·통합과학과 제2외국어/한문만 절대평가로 바꾸고 나머지 시험영역은 상대평가로 두는 안을 제시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3안의 경우 교육부기 철회한 이 수능 개편안과 매우 흡사하다.

4안 역시 현행보다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겠지만 '균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큰 폭의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대입개편이 교육부→국가교육회의→대입개편 특위→공론화위→시민참여단을 거치는 '하청에 재하청'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현행과 크게 달라지는 것 없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대입개편은) 수능전형 비중만 다소 확대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도 특별히 바뀌는 것 없이 2025학년도로 개편 논의가 넘어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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