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정된 건강 자원
생색내기식 사업 보다
주민들이 함께
건강문제 해결하는 것을
지원하는데 최우선으로

▲ 박웅섭 가톨릭관동의대 교수
▲ 박웅섭 가톨릭관동의대 교수
영월군 중동면에서는 주민의 30%에 달하는 300여명이 걷기 동아리 회원이 되어 매일 꾸준히 걷는다.대한걷기연맹에서는 전국에서 이런 곳은 처음이라며 이곳을 걷기시범마을로 지정했다.주민들이 세계걷기대회를 유치하려고 한다.지난해에는 중동면 전체를 금연마을로 만들고 주민들이 공공근로로 기금을 모아 금연포상금을 지급했다.마을에 생기가 돌고 여기저기 이야기 소리가 늘었다.중동면은 영월군 내에서도 건강지표가 최악이었다.우울감은 전국 평균 3배가 넘었고,고위험 음주율은 2배,당뇨병은 전국 평균보다 44% 높았다.비만율,고혈압 지표도 나빴다.가장 심각한 것은 걷기 실천율.전국의 절반 수준(58%)으로 고령의 주민들은 집에 콕 박혀 움직이질 않았다.중동면 사망률은 전국의 130%로,전국 평균보다 30% 높았었다.지금은 주민 수십 명이 모여 떠들면서 매일 걷는다.17년 중동면의 암 수검률은 영월군내 1위,강원도 전체 3위로 올라섰다.

이 변화의 원동력인 강원도 건강플러스 마을사업은 홍천 북방면,남면,영월 중동면,한반도면,삼척 미로면,태백 소도동,정선 고한읍,동해 북평동,강릉 주문진읍,성덕동,연곡면,평창 대화면,용평면,양양 현남면,속초 청호동,횡성 갑천면,강림면,인제 기린면,고성 거진읍에서 건강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산책로를 만들고,쓰레기문제를 해결하고,이웃의 혈압을 측정하고,치매검사를 진행하고,절주 캠페인을 벌이는 등 모든 마을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건강문제를 해결하고 있다.약 7년간의 사업 결과 참여마을 11만명의 흡연율,금연시도율,고위험음주율,신체활동실천율,걷기실천율,비만인지율,스트레스인지율,우울감 경험률,건강검진 수진율,암 검진율,고혈압 약물치료율의 지표가 향상되었다.특히 금연 계획률은 5배 높아졌다.

강원도의 건강수준이 심각하다.하지만 수많은 건강문제 모두를 강원도가 또는 시군에서 해결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보건소에서 운동교실을 얼마나 많이 시행하면 인구 2만~30만명의 건강이 향상될 수 있을까?특히나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지 보건소에서 암검진 받으시라 하면 찌개 올려놓고 왔다고 도망가기 일쑤다.그러므로 강원도의 한정된 건강 자원이 백화점식으로 생색내기식의 사업에 소진되기 보다는,주민들의 의견을 묻고,주민들이 함께 지역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에 최우선으로 사용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강원도가 주민 역량에 바탕을 둔 보건정책과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주민들이 건강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정책을 요구하여야만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현시대의 정치수준은 주민들의 수준보다 높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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