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와 강원도, 정부 모두 안전 없는 유산 없단 인식 필요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으로 평가되면서 지난 몇 개월 간 한껏 고무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꽉 막혔던 남북관계가 개선 실마리를 찾았고,북미회담까지 성사되면서 한반도 전체의 정세에 거대한 전환을 몰고 온 것이다.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현실이 돼가는 것이다.지금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안으로 성공적으로 끝난 올림픽 유산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20여 년 올림픽을 준비하고 또 성공적으로 치러낸 그 현장이다.지난 2월과 3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아직 평가 작업과 완전한 대회의 결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대회 전 부터 논란이 됐던 경기장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여전히 미결과제로 남아있다.두 개의 올림픽 경기가 끝난 것으로 손을 털고 일어서서는 안 될 것이다.전 세계의 주목과 열광과 환호는 사라졌지만 누군가는 남아서 그 뒷자리를 정리하고 매듭을 지어야 한다.사안에 따라 경중과 완급을 가려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가장 중요한 것은 거대한 시설로 인한 안전의 문제다.

이런 점에서 지난 18일의 호우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이날 도내 곳곳에 시간 당 60mm 가량의 호우가 쏟아지면서 엄청난 피해가 났고 올림픽 개최지와 시설에도 직격탄이 됐다.정선의 알파인센터 경기장과 주변지역인 숙암리 일대에 산사태가 발생한 것이다.한밤중에 토사와 빗물이 인근 상가와 주택가로 유입되면서 2가구 6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그동안 복원이냐 보존이냐를 두고 논란을 벌이는 사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물론 예상치 못한 기습 폭우 탓도 있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이 범람하면서 주민 35명이 고립됐다 구조되는 아찔한 사태도 벌어졌다.하천에 설치된 올림픽 구조물이 물의 흐름을 막아 피해를 키웠다고 한다.위험을 느낀 주민들이 이미 3월부터 조직위에 구조물 철거를 요청했다고 한다.이런 점에서 안이한 대처가 부른 인재나 다름없다.이런 안전 문제는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야말로 올림픽을 통해 얻어야 할 유산일 것이다.올림픽 레거시가 공허한 담론이 되지 않기 위서라도 종합적 안전점검과 합당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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