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이 어제 폐막되면서 강원도의 올림픽 대장정도 끝이 났다.지난 2월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3월엔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이 치러졌다.두 대회가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그동안 강원도의 평창올림픽 도전사는 노심초사의 세월이었다.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비로소 한숨 들리게 됐다.

2월 올림픽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고 내용 면에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평창올림픽이 대회 성공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와 동북아정세의 대전환을 이끌어냄으로써 망외의 역할을 했다는 점도 역사의 평가를 받을 일이다.어제 대관령 야외무대에서 막을 내린 패럴림픽은 평창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했다.아무리 2월 올림픽을 잘 치렀더라도 패럴림픽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 의미가 반감되었을 것이다.

이번 패럴림픽은 올림픽의 성과 못지않았다.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장애인 노르딕스키에 출전한 신의현(37) 선수가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92년 우리나라가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패럴림픽에 선수단을 보낸 이래 26년 만에 따낸 첫 금메달이다.그는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경기에서 22분 28초 40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그의 투혼은 이번 평창올림픽 성공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신의현의 우승은 금메달 하나로 가늠할 수 없는 많은 메시지를 준다.그는 2006년 2월 대학 졸업을 하루 앞두고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한창 꿈을 펼쳐야 할 20대 청년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다.실의에 빠진 그에게 가족의 응원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한다.특히 어머니 이회갑(68) 씨는 “두 다리가 없어도 살 수 있다”며 다독였다.이후 가족들은 그의 두 다리처럼 뒷바라지를 했다.

신의현은 금메달을 딴 뒤 어머니의 헌신,가족의 응원을 먼저 떠올렸다.그는 자신은 다쳐서 걱정만 끼친 불효자라며 이번 금메달로 조금은 효도한 것 같다고 했다.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장애인들을 향해서도 한마디를 던졌다.“내가 했듯이 모두가 할 수 있다.빨리 밖으로 나왔으면 한다.”라고 했다.그의 금메달은 우리 모두에게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법,어머니의 힘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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