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재벌 집 여자집사 민부장은 그 집을 떠나는 날 ‘시키는 대로만 하라 해서 그렇게 살았다’고 항변하며 회장님 기세 때문에 잃어버린 삶에 화가 난다 말한다.

성범죄 가해자 이윤택이나 고은은 그들 세계 속 사람들에게 선생님으로 불리웠다.엊그제 안희정 전 지사를 폭로한 수행비서는 ‘지사님은 언제나 지사님이셨습니다’라고 자신 입장을 말했다.‘회장님,선생님,지사님’등으로 불리우는 권력이 자신의 무소불위 힘을 아랫사람에게 일방적이고 치욕적인 순종을 강요하는데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자신과 부하를 주종의 수직 관계로 여기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얼마나 나쁠수 있을까? 의문이 들면 순자의 성악설을 떠올린다.성악설은 사람은 악하게 태어났다는 주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사악한 것이 개인 본성이라 하더라도 인간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이론이라는 것 익히 안다.그러나 때때로 인면수심의 정도가 ‘인간은 악한 존재’라는 사실에서 더 나아갈 수 없게하는 경우가 있다.미투를 위로한 그날도 성폭력을 범한 안 전지사,직위를 악용한 그의 부박한 인성이 사람에 대한 희망을 접게한다.

안희정 성폭력 뉴스는 쇼킹했다.자기자신을 다스려야(修己) 남을 다스릴 수 있는데(治人) 결국 수기가 부족했다.섣부른 수기로는 치인이 아니고 남에게 재앙을 주는 재인(災人)이 되고 이는 결국 자기를 해칠 위험까지 있다고 장자는 말하는데 꼭 들어 맞았다.아인슈타인은 자신을 다스리는 최고 잣대로 ‘도덕’을 꼽는다.공자는 군자가 두려워해야할 첫번째가 ‘도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했고 명심보감은 군자가 경계해야할 것 첫 번째로 ‘여색’을 꼽았다.

미투운동이 있어서 다행이다.자신들의 억울함을 전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것이 피해자들에게는 다소나마 위로일 수 있다.분야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미투피해자의 폭로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이 미투캠페인 오래 갈 것 같다.함께 일하는 남녀 누구도 잠재적 가능자이기 때문이다.독일시인 쉴러는 ‘양심의 소리는 운명의 소리이다’라고 말한다.양심을 저버렸으니 안지사 운명 이미 끝났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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