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하키센터서 기자회견 "단일팀 성사 위해 평양 두번 방문"
이희범 위원장 "단일팀 첫골, 수십년 후에도 기억될 것"

▲ 19일 오전 강릉하키센터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HF)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중간 결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희범 위원장, 르네 파젤 IHF 회장, 수잔나 콜밴 하이어 여자아이스하키 총괄책임자.
▲ 19일 오전 강릉하키센터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HF)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중간 결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희범 위원장, 르네 파젤 IHF 회장, 수잔나 콜밴 하이어 여자아이스하키 총괄책임자.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차기 대회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젤 회장은 19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단일팀이 베이징 대회에서도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파젤 회장을 비롯해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수잔나 콜밴 하이어 여자아이스하키 총괄책임자가 참석했다.

이 위원장이 올림픽 최초로 결성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해 파젤 회장의 아이디어라고 소개하자 파젤 회장은 모든 이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파젤 회장은 "남북 단일팀은 팀 워크의 산물이다. 남북 단일팀에 대한 아이디어는 조양호 전 위원장, 김진선 전 도지사와 얘기했었고, 이희범 위원장이 취임한 뒤 이 프로젝트에 매우 큰 관심을 보여줬다. 김재열 부위원장도 많은 도움을 줬다. 조직위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남북 단일팀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 평양에서 가장 최근인 2016년을 포함해 총 두 차례 미팅을 했다.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와도 미팅했다"며 "정치적인 장애물이 많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동의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파젤 회장은 "남북 단일팀에 한해 확대 엔트리를 적용한 것은 한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4년 동안 올림픽을 준비해온 한국 선수 5∼7명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IOC와 IIHF가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에게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배정함에 따라 우리나라 선수 23명과 합쳐 35명의 올림픽 최초의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탄생했다.

파젤 회장은 "이 과정에서 장웅 북한 IOC 위원이 매우 큰 도움이 됐다"며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은 무척 흥미로웠고, 매우 행복했다"고 했다.

파젤 회장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안될 이유가 없다(Why not?)"고 답변했다.

그는 "이희범 위원장과 이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는 IOC는 물론 북한과도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남북 단일팀을 유지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은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정말로 그러고자 한다"고 했다.

파젤 회장은 "단일팀 감독인 새러 머리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처음에는 안됐었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 초기에는 불만스러워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이제 팀은 하나가 됐다. 단일팀은 첫 대결에서 0-8로 패했던 스위스에 이제 0-2로 졌다. 우리는 단일팀과 관련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범 위원장은 "단일팀이 함께 손발을 맞춰 온 모습이 자랑스러웠다"며 "단일팀은 올림픽 평화의 상징이 됐다. 오직 스포츠만이 정치와 장벽을 넘어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팀은 스위스, 스웨덴에 0-8로 지고, 일본에 1-4로 패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단일팀의 4패보다는 일본전에서 나온 그 하나의 골을 기억할 것이다. 수십 년 후에도 기억될 골이 될 것이다. 그 골은 올림픽이 추구하는 평화와 화합, 스포츠맨십을 함축해서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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